1. 아무것도 잡지 못하다니…… 뭐, 이런 날도 있는 거지.
  2. ……아, 레오니씨.
  3. 마리안이잖아. 지금 어디 가는 중이야?
  4. 아, 아뇨. 마구간에서 돌아오는 중이었어요…… 레오니씨는요?
  5. 난 사냥 갔다 돌아오는 길이었어.
  6. ……그런데, 오늘은 한 마리도 못 잡았어. 사냥감이 보이지도 않더라고.
  7. 오랜만에 나간 사냥이었는데. 아~ 시간만 쓸데없이 날렸네~
  8. 정말 아쉬웠겠네요……
  9. ……저기, 그건?
  10. 아, 이거? 들풀이야. 빈손으로 돌아오기 억울해서.
  11. 조금이나마 식단에 보탬이 될까 싶어 모아 왔어. 약초도 좀 있지만.
  12. ……그 노란색 꽃도 먹을 수 있는 건가요?
  13. 하하, 이 꽃은 못 먹어. 그게, 독은 없지만…… 엄청 쓰거든.
  14. 내가 좋아하는 꽃이야. 예쁘지? 마침 피어 있길래 꺾어 왔지.
  15. ……저도 그 꽃 좋아해요. 작은 꽃이 잔뜩 피어나는……
  16. 다부진 모습을 보고 있으면 위로가 되거든요. 저도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17. 호오…… 이 꽃을 보고 그렇게까지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18. 좋아! 그럼, 이거 너한테 줄게. 맘에 드는 곳에 장식해 둬.
  19. ……어, 괜찮으세요? 모처럼 꺾어 오신 건데……
  20. 꽃 정도로 호들갑은. 사양하지 말고 받아.
  21. 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22. 저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우니까 꽃다발로 만들어서 식당에 장식할게요……
  23. 그래, 그러면 다들 좋아하겠다. 마리안은 세심하구나.
  24. ……아, 아뇨. 그렇지는.
  25. 아냐, 항상 그렇게 생각해 왔거든. 맞다, 또 뭔가 채집해 올까?
  26. 사냥하면서 발견할 수 있는 것 중에 좋아하는 거 있어?
  27. 글쎄요…… 그, 까치밥나무 열매라든가……
  28. 아 그거~ 열매가 초록색인 거 말이지? 그대로 먹어도 되고, 졸여도 되는 거.
  29. 네, 그, 새가 먹기에 딱 좋지 않을까 싶어서……
  30. 잠깐, 네가 먹는 거 아니었어? 아니 딱히 상관은 없지만.
  31. 저도 같이 먹기도 해요. 그런데,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게……
  32. 아, 줄기에 가시가 난다는 거지? 너도 잘 아네. 직접 따 봤어?
  33. 아뇨, 따 본 적은 없지만…… 새가 알려 줬거든요……
  34. 새가!? 잠깐, 마리안. 나 놀리는 거야?
  35. 네가 농담을 하다니 별일이네. 좀 기쁜걸.
  36. 으음, 네…… 농담은 아니지만…… 기뻐해 주신다니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