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시 좀 위화감이 드네…… 너무 많이 발랐나?
  2. ………………
  3. 음……? 싫은 건 아닌데 좋은 냄새인지 잘 모르겠단 말이지……
  4. 아, 레오니. 뭐 하고…… 어라?
  5. ……향유 발라 줬구나! 좋은 향기가 나네~
  6. 이 냄새를 순식간에 알아차리다니 대단하다, 힐다……
  7. 하지만 이거, 네가 쓰는 거랑 꽤 다른 느낌이 드는데……
  8. 내 바르는 방식이 잘못됐나?
  9. 아, 아니야 아니야. 그건 너의 인상에 맞춰서 만든 향유거든.
  10. 물론, 내가 쓰는 걸 줘도 어울렸을 거 같지만……
  11. 너한테 딱 맞는 향기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이것저것 시험하면서 준비해 봤어~
  12. 그러니까, 그건 레오니 전용. 세상에 단 하나뿐인 향유야~
  13. 우와…… 그 얘길 들으니 좀 황송한걸. 전용 향유라니 엄청 귀중해 보인다.
  14. 모처럼 만들어 줬는데 미안하지만 나와는 인연이 없는 물건인 것 같아……
  15. 그렇게 받아들이다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레오니.
  16.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한 건 귀중하다는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17. 내가 너를 위해서 진심을 담아 만든 유일한 물건이라고나 할까.
  18. 그런 나의 마음이 특별하다는 거니까 오히려 네가 써 주지 않으면……
  19. 으, 응.
  20. 아하하하, 뭔가 고백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지만, 그런 느낌이야!
  21. 아, 알겠어. 그럼 사양하지 않고 바르도록 할게.
  22. 응, 그렇게 해 줘! ……아, 맞다!
  23. 향유를 써서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레오니한테 부탁해도 되려나.
  24. 부탁? 이참에 뭐든 들어줄게.
  25. 정말? 고마워. 나랑 너랑 각자 다른 향유를 바르고……
  26. 둘이 같이 있으면서 서로의 향기가 섞여서 더 좋은 향이 되게 만드는 거야.
  27. 오~ 그렇게도 되는 거야? 기발한 생각을 했네.
  28. 흐흥~ 좋은 생각이지 않아~?
  29. 좋긴 한데…… 둘의 냄새가 섞이다니 잘 생각해 보면 좀 창피하긴 하다.
  30. 그, 그런 건 너무 신경 쓰지 말자구~
  31. 신경 쓰지 말라고 해도 뭔가 그 부끄럽다고 해야 하나.
  32. 됐어, 새삼스럽게 말로 하니까 괜히 더 부끄럽잖아~
  33. 아무튼, 다음에 할 거니까! 잘 부탁해~?
  34. 그래, 이렇게 된 이상 같이 해 보자. 기대하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