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좀 위화감이 드네……
너무 많이 발랐나?
- ………………
- 음……? 싫은 건 아닌데
좋은 냄새인지 잘 모르겠단 말이지……
- 아, 레오니.
뭐 하고…… 어라?
- ……향유 발라 줬구나!
좋은 향기가 나네~
- 이 냄새를 순식간에 알아차리다니
대단하다, 힐다……
- 하지만 이거, 네가 쓰는 거랑
꽤 다른 느낌이 드는데……
- 내 바르는 방식이 잘못됐나?
- 아, 아니야 아니야. 그건 너의 인상에
맞춰서 만든 향유거든.
- 물론, 내가 쓰는 걸 줘도
어울렸을 거 같지만……
- 너한테 딱 맞는 향기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이것저것 시험하면서 준비해 봤어~
- 그러니까, 그건 레오니 전용.
세상에 단 하나뿐인 향유야~
- 우와…… 그 얘길 들으니 좀 황송한걸.
전용 향유라니 엄청 귀중해 보인다.
- 모처럼 만들어 줬는데 미안하지만
나와는 인연이 없는 물건인 것 같아……
- 그렇게 받아들이다니.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레오니.
-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한 건
귀중하다는 뜻으로 말한 게 아니라……
- 내가 너를 위해서 진심을 담아 만든
유일한 물건이라고나 할까.
- 그런 나의 마음이 특별하다는 거니까
오히려 네가 써 주지 않으면……
- 으, 응.
- 아하하하, 뭔가 고백하는 것처럼
되어 버렸지만, 그런 느낌이야!
- 아, 알겠어.
그럼 사양하지 않고 바르도록 할게.
- 응, 그렇게 해 줘!
……아, 맞다!
- 향유를 써서 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레오니한테 부탁해도 되려나.
- 부탁?
이참에 뭐든 들어줄게.
- 정말? 고마워.
나랑 너랑 각자 다른 향유를 바르고……
- 둘이 같이 있으면서 서로의 향기가 섞여서
더 좋은 향이 되게 만드는 거야.
- 오~ 그렇게도 되는 거야?
기발한 생각을 했네.
- 흐흥~ 좋은 생각이지 않아~?
- 좋긴 한데…… 둘의 냄새가 섞이다니
잘 생각해 보면 좀 창피하긴 하다.
- 그, 그런 건 너무 신경 쓰지 말자구~
- 신경 쓰지 말라고 해도
뭔가 그 부끄럽다고 해야 하나.
- 됐어, 새삼스럽게 말로 하니까
괜히 더 부끄럽잖아~
- 아무튼, 다음에 할 거니까!
잘 부탁해~?
- 그래, 이렇게 된 이상 같이 해 보자.
기대하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