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 ………………
  3. 안 보인다 싶었더니 이 강에서 씻고 있었군.
  4. ……그 외투, 제대로 피를 뒤집어썼구나.
  5. 응. 물에 담가 둬도 잘 안 빠져서……
  6. 응. 물에 담가 둬도 잘 안 빠져서……
  7. 전투가 길어졌으니까. 피는 바로 씻어 내도 잘 안 지워지는데.
  8. 다른 옷도 있잖아? 무리해서 계속 입지 않아도……
  9. 알아. 그래도 쓸 수 있는 건 더 쓰려고.
  10. 알아. 그래도 쓸 수 있는 건 더 쓰려고.
  11. ………………
  12. ……왜?
  13. ……왜?
  14. ……응? 아아, 미안.
  15. 정말, 쏙 빼닮았구나 싶어서. 처음 만났을 때의 시트리를……
  16. 어머니와…… 어디가 닮았는데?
  17. 어머니와…… 어디가 닮았는데?
  18. 아니, 천에 묻어서 안 빠지는 얼룩을 그렇게 열심히 빼려고 했었거든.
  19. 무표정으로 너무 묵묵히 하고 있길래 내가 『다른 옷도 있잖아?』라고 했더니……
  20. 이렇게 대답하더군. 『쓸 수 있는 걸 버리긴 싫어』라고.
  21. 나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22. 나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23. 뭐 그렇긴 한데, 내 눈엔 너와 시트리가 겹쳐 보였어.
  24. 처음 만났을 때 시트리는 웃는 일도 눈물을 흘리는 일도 없었다.
  25. 너처럼 말이지.
  26. ……요새 어머니 이야기를 자주 하네. 전에는 전혀 안 하더니, 갑자기 왜?
  27. ……요새 어머니 이야기를 자주 하네. 전에는 전혀 안 하더니, 갑자기 왜?
  28. 글쎄다, 좀 후회가 돼서 그러는 걸지도 모르지. 네게 용병의 길을 걷게 한 것이.
  29.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또래 친구도 없고.
  30.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는…… 계속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지 않냐.
  31. 그 녀석이 살아 있었다면 분명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텐데.
  32. 어머니와 함께 안전한 곳에서 생활하는 평온한 삶을……
  33. 난 후회하지 않아. 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것을.
  34. 난 후회하지 않아. 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것을.
  35. 물론 고향도 친구도 없지만. 그래도 계속 아버지와 함께였으니까.
  36. 물론 고향도 친구도 없지만. 그래도 계속 아버지와 함께였으니까.
  37. 검을 휘두르는 생활도 적성에 맞고 지금은 이렇게 많은 동료도 생겼잖아.
  38. 검을 휘두르는 생활도 적성에 맞고 지금은 이렇게 많은 동료도 생겼잖아.
  39. 그러니……
  40. 그러니……
  41. 내가 틀렸군. 그래, 후회할 필요가 뭐가 있겠냐.
  42. 정말이지, 그런 부분까지 시트리를 빼닮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