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안 보인다 싶었더니
이 강에서 씻고 있었군.
- ……그 외투,
제대로 피를 뒤집어썼구나.
- 응.
물에 담가 둬도 잘 안 빠져서……
- 응.
물에 담가 둬도 잘 안 빠져서……
- 전투가 길어졌으니까.
피는 바로 씻어 내도 잘 안 지워지는데.
- 다른 옷도 있잖아?
무리해서 계속 입지 않아도……
- 알아.
그래도 쓸 수 있는 건 더 쓰려고.
- 알아.
그래도 쓸 수 있는 건 더 쓰려고.
- ………………
- ……왜?
- ……왜?
- ……응? 아아, 미안.
- 정말, 쏙 빼닮았구나 싶어서.
처음 만났을 때의 시트리를……
- 어머니와…… 어디가 닮았는데?
- 어머니와…… 어디가 닮았는데?
- 아니, 천에 묻어서 안 빠지는 얼룩을
그렇게 열심히 빼려고 했었거든.
- 무표정으로 너무 묵묵히 하고 있길래
내가 『다른 옷도 있잖아?』라고 했더니……
- 이렇게 대답하더군.
『쓸 수 있는 걸 버리긴 싫어』라고.
- 나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 나랑은 조금 다른 것 같은데……
- 뭐 그렇긴 한데,
내 눈엔 너와 시트리가 겹쳐 보였어.
- 처음 만났을 때 시트리는
웃는 일도 눈물을 흘리는 일도 없었다.
- 너처럼 말이지.
- ……요새 어머니 이야기를 자주 하네.
전에는 전혀 안 하더니, 갑자기 왜?
- ……요새 어머니 이야기를 자주 하네.
전에는 전혀 안 하더니, 갑자기 왜?
- 글쎄다, 좀 후회가 돼서 그러는 걸지도 모르지.
네게 용병의 길을 걷게 한 것이.
-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또래 친구도 없고.
-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는……
계속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지 않냐.
- 그 녀석이 살아 있었다면
분명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텐데.
- 어머니와 함께 안전한 곳에서 생활하는
평온한 삶을……
- 난 후회하지 않아.
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것을.
- 난 후회하지 않아.
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것을.
- 물론 고향도 친구도 없지만.
그래도 계속 아버지와 함께였으니까.
- 물론 고향도 친구도 없지만.
그래도 계속 아버지와 함께였으니까.
- 검을 휘두르는 생활도 적성에 맞고
지금은 이렇게 많은 동료도 생겼잖아.
- 검을 휘두르는 생활도 적성에 맞고
지금은 이렇게 많은 동료도 생겼잖아.
- 그러니……
- 그러니……
- 내가 틀렸군.
그래, 후회할 필요가 뭐가 있겠냐.
- 정말이지, 그런 부분까지 시트리를
빼닮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