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
- ……지루해 보이네.
- ……상대가 없는 싸움 따윈 무의미하니까.
검은 서로 죽이는 데 써야 하는 법……
- 당신다운 이유야.
전쟁이 필시 좋은 원동력이 되겠지.
- 당신…… 아니, "사신"처럼
전쟁을 환영하는 자도 있다는 얘기겠네.
- ……그래. 이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어도
나는 분명히 사람을 죽이고 있었을 거다……
- ……전쟁이 끝나면 내 역할도 끝난다.
황제와의 계약도 거기서 끝이고……
- 그땐…… 벌을 받아야겠지.
- 아직도 같은 생각인 거야?
물론 죄만 보면 당신 말대로 벌은 필요하겠지.
- 하지만…… 공을 세워서 죄를 감면하는
방법도 남아 있어.
- 더러운 방식이라고 기피할 거야?
- 살해당한 바르텔스가의 사람들도
죄는 있었어.
- ………………
- ……설령 네가 그러길 바란다고 해도
난…… 그걸 원하지 않아.
- 내가 가는 길은 내가 정한다……
어떻게 살지도, 어떻게 죽을지도.
- ………………
- 후훗…… 나로서는 아쉽지만
당신의 의사를 존중하겠어.
- 죽는 것보다 살아서 벌을 받는 길을
고른 것 자체는 기쁘니까.
- ……난 감옥에 들어가 벌을 받을 거다.
그리고 용서받았을 땐…… 아니……
- ……난 감옥에 들어가 벌을 받을 거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아니……
- 설령 감옥 안에서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내가 가야 할 길은 그것 말고는 없어.
- 당신의 결의가 이루어지기를
내가 기원하겠어.
- 사람이 자신의 의지로 인생을 정할 수 있는,
- 그런 세계야말로, 내가 전쟁을 일으키면서까지
바라는 것이니까.
- ……미안하다.
지금껏 조치해 준 것엔…… 감사하고 있어.
- 사과할 필요 없어.
나도 당신의 활약에 감사하고 있으니까.
- 고마워, 에밀.
……아니, 예리차였지.
- ………………
- 오늘은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하지 않네.
조금은 허락해 준 건가.
- ………………
- 지금은 서로의 미래를 향해
계속 싸우도록 하자.
-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