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아…… 오늘 작전 회의는 의논이 길어지네……
  2. 뭐 시간은 있으니 마음껏 의논해도 상관은 없지만……
  3. 나는 잠깐 빠져나와서 한숨 돌려야겠다. 배도 좀 고프고.
  4. 어디, 식량고에 뭔가 과일이라도…… 응?
  5. 어라? 클로잖아.
  6. 하피, 너 언제…… 작전 회의에 있지 않았어?
  7. 아까부터 여기 있었어. 배가 고파서 몰래 빠져나왔지.
  8. 빠져나오는 게 능숙하네. 내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면……
  9. 하피는 있어도 없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닐까?
  10. 그보다, 너도 빠져나온 거야? 혼나도 모른다~
  11. 작전 회의를 빠져나온 걸로 치면 너나 나나 같은 죄거든.
  12. 아니지, 하피 같은 애랑 왕인 클로랑은 중요도가 다르잖아……
  13. 하피는 혼나도 딱히 상관없지만 너는 그걸로 끝날까?
  14. 윽…… 맞는 말이라 대꾸도 못 하겠군.
  15. ……있잖아, 클로 너 말이야, 이렇게 가끔 엉뚱한 행동을 하던데.
  16. 지금의 입장, 짊어지고 싶어서 짊어진 거야? 아니면 대신할 사람이 있으면 그만두고 싶어?
  17. 전에도 말했잖아. 나는 이루고 싶은 일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18. 확실히 짊어진 것들이 무겁긴 하지만 누군가가 대신해 줬으면 하지는 않아.
  19. 그렇구나~ 하피, 응원만 해서는 안 되겠네.
  20. 안 되겠다니? 무슨 뜻이야?
  21. 하피는 짊어진 게 없잖아?
  22. 그러니까, 네가 짊어진 걸 도와줄 수 있어. 왠지 그러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23. 아니, 넌 짊어진 건 없어도 얽매여 있는 게 있잖아.
  24. 그런 너에게 내가 짊어진 무거운 짐을 들게 할 순 없어.
  25. 하지만 혼자서 짊어지다가 무너져 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하피에게 민폐잖아?
  26. 하피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약하진 않다고 생각해~
  27. 너의 도움을 받아도 「분명 잘될 거」란 얘기야?
  28. 맞아. 분명 잘될 거야.
  29. 그러면, 너의 호의를 감사히 받아들여 볼까.
  30. 응, 네 판단에 맡길게.
  31. 그럼, 바로 하피에게 문제를 내 보지.
  32. 우리가 작전 회의에서 빠져나온 걸 어떻게 얼버무려야 좋을까?
  33. 아~ 그건 짊어질 수 없으니까…… 대신 같이 혼나는 걸로 할게.
  34. 아니지, 너 아까 나보고 혼나는 걸로는 끝나지 않을 거라고 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