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어, 로렌츠. 왔구나.
  2. 또 무슨 용건이지, 발타자르군.
  3. 실은 너한테 상담하고 싶은 게 있거든. 네 아버지에게 빌린 돈 이야기야.
  4. 의뢰가 흐지부지되어 버렸잖아? 역시 돈은 돌려줘야 할 것 같아서 말이지.
  5. 그 건 말이군. 돌려주지 않아도 상관없어. 당주인 내 판단이다.
  6. 의뢰 내용을 보면, 아버지도 기대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으니.
  7. 상관없다면 나야 고맙지만. 이번 당주는 꽤 그릇이 크네.
  8. 뭘, 네가 이 부대에 들어온 뒤로 몇 번이고 전장에서 도움을 받았으니까.
  9. 신세 진 전우에게 돈을 돌려 내라는 건, 명문 글로스터가의 이름을 더럽히는 꼴이지.
  10. 그렇군, 고맙다.
  11. 그나저나, 정작 의뢰에 관해서는 이제 내버려 둬도 되는 거냐?
  12. 클로드의 신변에 대해서 이것저것 조사한 정보가 산처럼 있는데 말이지……
  13. ……그건 위험한 정보로군. 지금은 그가 우리의 왕이다.
  14. ……그건 위험한 정보로군. 동맹의 내부 사정을 타국에 누설할 수는 없지.
  15. 아무것도 못 본 것으로 하고, 전부 인멸하는 게 좋겠어.
  16. ……그건 혹시 중대한 정보인가? 외교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군.
  17. 아니, 레스터 내부 사정을 누설하는 것은 위험하겠지. 전부 인멸해 줘. 그게 좋겠어.
  18. 괜찮아? 아마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어마어마한 정보가 있을 텐데.
  19. 그야말로 태산이 둘로 갈라질 정도로, 귀를 의심케 하는 진실이.
  20. ………………
  21. 그렇게까지 말하니 신경 쓰이는군. 어떻게 한다……
  22. 그렇다면, 발타자르군. 그 정보는 네가 맡아 주었으면 한다.
  23. 아무도 알지 못하게 말이야. 언젠가 필요해지면, 내가 양도받도록 하지.
  24. 필요해지면? 무슨 뜻이야?
  25. 내가 클로드 다음으로 왕이 되는…… 그런 때가 올 수도 있지 않겠어?
  26. 내가 차기 맹주가 되는…… 그런 때가 올 수도 있지 않겠어?
  27. 내가 레스터 전역을 다스리는…… 그런 때가 올 수도 있지 않겠어?
  28. 그때까지, 잘 간수해 줘.
  29. 이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를 위해서! 핫하하하하!
  30. 왜 내가 너한테 협력하는 흐름이 된 거냐……
  31. ……이런, 협력해 주지 않겠다는 것인가?
  32. 전 귀족이라 해도, 빚을 탕감한 은혜를 원수로 갚을 남자는 아니라고 믿고 있겠어.
  33. 석연치는 않다만, 확실히 신세를 지기는 했단 말이지……
  34. 변변찮은 녀석한테 붙잡힌 것 같은데. 하다못해 여자였더라면……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