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 이렇게 제 앞을 가로막고 서서……
설마 승부라도 걸고 싶은 건가요?
- 제가 눈싸움에서 질 가능성 따윈
털끝만치도 없다구요!
- ………………
- 자 그럼, 겨뤄 봅시다!
………………
- 냥? 냐아……
- 어머, 벌써 패배를 인정하시다니
고양이치고는 참 깔끔하시군요!
- 오~홋홋홋홋홋!
- ………………
- ……물어봐도 괜찮을지 망설여진다만
뭘 하는 거지? 콘스탄체양.
- 어머, 로렌츠로군요.
방금 보셨나요?
- 불손하게도 고양이가 제 길을 막고
눈싸움 승부를 걸어왔지 뭐예요.
- 뭐, 바로 결판이 나 버렸지만요.
당신도 제 승부를 지켜보셨나요?
- ………………
……넌 본래 귀족이었던 것 같은데.
- 네, 맞아요.
그리고 마음만은 지금도 귀족이에요.
- 누벨가의 당주이자 뛰어난 마도사!
그게 바로 제 미래의 모습이거든요!
- 그렇군…… 아무래도 너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되겠다.
- 너는 귀족 출신에 마도의 재능을 갖춘 데다
아름다운 미모까지 갖추고 있어.
- 가문의 부흥에만 성공한다면 내 배우자
후보로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만……
- 아무리 그래도 고양이와 경쟁하는 아가씨는 좀.
……아니다, 실례했군. 신경 쓰지 말도록.
- 어머! 사람을 멋대로 배우자 후보에 올려놓곤
멋대로 부적격하다고 판단하다니……
- 참으로 무례한 분이시군요!
그런 얘기라면 이쪽에서 거절하겠어요!
- 어차피 당신은 글로스터가의 적자잖아요.
- 어차피 당신은 글로스터가의 당주잖아요.
- 왜 제가 그 정도 가문에
시집을 가야 하는 거죠!?
- 레스터의 명문 글로스터 가문을
「그 정도 가문」이라고!?
- 네, 그래요!
레스터 안에서 얼마나 격이 높은지는 몰라도……
- 누벨가는 소중한 혈통을 대대로 이어 온
전통 있는 가문이에요.
- 그걸 끊을 만한 가치가, 당신 가문의 사람이
되는 것에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네요.
- 호오,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물러설 수 없지.
- 글로스터는 "영웅의 유산"을 계승하는
10걸의 정통 혈통이자……
- 오랫동안 레스터 제후 동맹의 원탁 회의에서
한자리를 차지해 온 명문 중의 명문이다.
- 전 황제로부터 멸문을 선고받았다고 들은
누벨가보다 가치가 떨어질 리가 없지.
- 오~홋홋홋홋!
아무래도 서로의 주장이 계속 엇갈릴 듯싶군요!
- 그럴 것 같군.
이렇게 되면 누가 위인지 승부를 가려야겠지.
- 무용을 겨루는 승부는 아무튼 전에 결과가
나왔으니…… 다른 방법을 찾아볼까?
- 상관없어요.
단단히 각오하고 기다리도록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