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지? 이거.
- 그림이 그려진, 종이 묶음……?
- 풍경에,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그림이 엄청 많잖아.
- ……앗, 여기 하피가 그려져 있다.
하피가 고양이랑 노는 그림이네.
- 아, 하피씨.
- 이그니잖아.
이런 곳엔 뭐 하러 왔어?
- 으음, 조금 볼일이 있어서요.
대단한 건 아니지만요.
- ……앗, 하, 하피씨.
손에 들고 계신 그거……
- 이거? 여기서 주웠어.
하피가 그려져 있던데.
- 내 허락도 안 받고 마음대로 그리다니,
누가 그렸나 몰라.
- 누, 누구일까요……?
마음대로 그리다니, 그러면 안 되죠.
- 이그니는 모르겠어?
왜, 넌 그림 쪽은 잘 알잖아.
- 으, 으~음…… 붓놀림으로 작가를
맞히는 건 꽤 어려워서요.
- 그게 아니라, 그렸을 것 같은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어? 란 뜻이야.
- 그, 그렇군요. 고양이가 많이 그려져 있다는 건,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려나요~?
- 그럴 수도 있겠네.
고양이 그림이 엄청 많으니까.
- ………………
- ………………
- 죄송해요, 도움이 되지 못해서……
그럼, 저는 이만 실례……
- 하피, 고양이가 엄청 많이 그려져 있다고
말했던가?
- 네? ……앗!
- 어떻게 내용을 아는 거야?
이그니가 그렸지!
- 그, 그게요……
- 왜 거짓말한 거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 죄, 죄송해요!
멋대로 그려 버려서, 죄송합니다!
- 하피가 화난 부분은, 그게 아냐.
속이려고 했다는 점이라고.
- 네, 네, 죄송해요……
- 하피가 너무 예쁘게 그려져 있어서,
고맙다고 하고 싶었던 것뿐인데.
- 예, 예쁘게?
- 그래.
그래서 누가 그렸는지 궁금했어.
- 그럼, 멋대로 그린 건
화내지 않으시는 건가요?
- 그러니까~ 하피가 화난 부분은
그게 아니라고 했잖아.
- 그렇군요. 그, 제가 멋대로
착각해 버렸네요……
- 이제 됐어.
일단, 이 그림은 내가 가질게?
- 부, 부디!
편하게 가져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