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후, 기분 좋은 바람…… 역시 자연이 좋네.
  2. 폐하, 휴베르트가 찾고 있……
  3. 앗, 휴식 중이셨군요.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4. 잠깐 바깥바람 좀 쐬려고. 금방 돌아갈게.
  5. 아뇨, 잠깐이 아니라 계속 계셔도 됩니다. 휴베르트는 제게 맡겨 주세요.
  6. 못 찾았다거나 어떻게든 둘러대면 되니 마음껏 쉬시다가 오세요.
  7. 아, 춥진 않으신가요? 걸칠 만한 옷이랑, 그리고 따뜻한 홍차를……
  8. 괜찮아, 모니카. 마음만 받아 둘게.
  9. 그건 그렇고……
  10. 폐하? 왜 그러시나요? 제 얼굴에 뭐라도……
  11. 아니, 네가 여기에 이렇게 있을 수 있게 된 행운에 감사하고 있었어.
  12. "어둠에서 꿈틀대는 자"에게 사로잡혔던 너를 그대로 잃을 수도 있었단 생각에.
  13. 그러게요…… 제가 살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주술에 쓰일 예정이었기 때문에……
  14. ……그랬던 거였죠? 하지만, 덕분에 살았잖아요.
  15. 평생 섬길 분이 직접 구해 줬다는 영예를 얻기도 했고요.
  16. 영예라고 해 주니 기쁘긴 하지만 단순히 움직일 수 있는 병력이 없었을 뿐이야.
  17. 그렇다고 해도요.
  18. 그저 동경의 대상이었던 폐하가 제 운명의 사람이 된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19. 우, 운명의 사람……?
  20. 네……! 저같이 하찮은 귀족의 딸을 폐하께서는 온몸으로 감싸 주시고……
  21. 나는…… 너를 버리려고 했었어. 내 길을 위해, 너를 잘라 냈었지.
  22. 너를 구출하게 되기 일보 직전까지도 나는 너를 구할 생각은 없었어.
  23. 그건……
  24. "어둠에서 꿈틀대는 자"에게 네가 귀중한 존재였던 것 같아서……
  25. 그들이 네게 손을 대는 것을 눈감아 주는 대신에 나는 그들의 힘을 이용하려고 했어.
  26. ……너라는 희생을 치르며 우리는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던 거야.
  27. 그래도, 폐하는 구해 주셨어요. 제 목숨을 구하는 길을 택하셨죠.
  28.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 따윈 저에게 중요하지 않아요.
  29. 그대로 저를 교섭용으로 써서 그 녀석들과 거래를 하셨어도 됐는데……
  30. 거래를 끊고 구해 주셨잖아요! 저는, 지금 여기에 있고요!
  31. 모니카……
  32. 딱 하나뿐인 제 인생이 폐하와 함께 걸을 운명이었다는 것에……
  33. 저는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감사해도 모자랄 정도로요.
  34. ……고마워, 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