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딘대교 요새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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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은…… 처음부터 우리를 벨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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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 아버지를 처단하라고 요구해 오진 않을까 우려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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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측의 태도를 봐서는 그것도 저만의 기우로 끝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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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이래 봬도 난 내가 좋은 영주라고 자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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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숨을 빼앗으면 이 땅을 제대로 통치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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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만큼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영주는 포드라가 아무리 넓다 한들 찾기 힘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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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이번엔 내 판단이 틀렸다고 봐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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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쓸데없는 싸움을 벌이지 말아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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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졌으니 결과적으로 그리 생각하시는 것뿐, 이겼으면 평가도 달라졌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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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발전하는 글로스터령을 보며 백성들은 크게 기뻐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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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에 「만약에」가 없는 것처럼 통치에도 「만약에」는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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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고 생각해 봤자 늦는단 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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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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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네게 내 뒤를 맡기마. 너라면 내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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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제국에게 난 배신자야. 물러나지 않으면 경계심만 부추기게 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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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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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선 저도 아버지의 그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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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제가, 제국과 함께하는 새로운 글로스터가를 이끌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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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 최고 명문가의 당주, 새로운 글로스터 백작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