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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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왔어, 마이클란. 귀공의 활약, 기억해 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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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잘 오고 자시고 전부 자기가 시켜 놓고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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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멧돼지, 뭐 하자는 거야. 이런 도적놈을 장수 자리에 앉히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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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2년 전, 내가 즉위할 때 변경백을 포함한 이들과 이야기해서 정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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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브 일행에게 명해 이자를 잡아, 병사를 주고 왕가에 충성을 맹세하게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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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걸 물어본 게 아니야. 왜 이런 짓을 했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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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있는 지휘관이 필요했으니까. 우리 군에서 가장 부족한 건 지휘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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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변경백에게서 용병술을 배웠어. 그 실력은 나도 이 두 눈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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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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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그의 시대로부터 수백 년 동안, 퍼거스는 문장과 유산의 힘의 보호를 받아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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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적으로부터 국토를 유지하기 위해 그 힘에 줄곧 의지해 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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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드라스테아와의 전투에 있어서도 영웅의 유산은 쉽게 포기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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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산만으론 나라를 지킬 수 없어. 사용자가 없어지면 싸움은 거기서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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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영웅의 피도 계속 옅어지는 지금 이런 자들을 등용해 나가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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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이 옳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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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악행에 손을 물들이던 자를 그런 자리에 등용해도 될 거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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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티에가 장남의 소문은 너무 유명해요. 도적으로 전락해 약탈을 일삼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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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자를 장수로 등용하면, 병사들도 불만을 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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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등용은 무슨…… 허울만 좋았지 실제로는 그냥 포로야,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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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관, 부하…… 왕가를 따르는 정예 놈들이 잘 때조차 날 감시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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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렇게 됐다. 무슨 일 생기면 또 불러 줘, 국왕 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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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수단을 가리지 말라느니 할 생각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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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하진 않겠어. 하지만 지금 난 그를 등용하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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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도적으로서 저지른 행위는 결코 용서받을 수 있는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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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간을 장수로 세운 나도 같이 책망받아 마땅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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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혹시 그에게 문장이 있었다면 그의 인생은 전혀 달랐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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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백부님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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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의 생각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가 지금껏 해친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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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자는 돌아오지 않아. 빼앗은 것은 돌려줄 수 있어도, 목숨은 그럴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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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의지가 없다면, 그 목숨으로. 있다면 다른 형태로, 메꿔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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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남을 위해 싸우는 게 그 나름의 속죄가 될 거라고, 난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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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람들이 그를 용서할 수 없다면 그들도 복수의 칼을 들 권리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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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인지는 알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얘기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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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을 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야. 단순히, 생각을 공유하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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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