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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내일 훈련에 대해…… 앗. ……죄송합니다, 대화 중이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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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신경 쓸 것 없어. 마침 끝난 참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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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더스커의 전사장이셨죠? 무슨 말씀을 나누고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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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작전과 진형에 대해 그들에게도 여러모로 확인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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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스의 기사와는 움직임도 다르고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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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숙영지에서도 자주 다툼이 일어나곤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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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납득할 수 없는 부분도 많겠지. 그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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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때, 잉그리트? 아직도 더스커의 백성이 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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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지금 그들을 미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사건에 관여한 자도 있는 모양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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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의도가 얽혀 일어난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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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서 면목이 없다고 해야 하나, 어떻게 보면, 말을 나누기가 무섭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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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줄곧 그들에게 엉뚱한 증오를 품어 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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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건 6년 전에 네게 말해 두지 않았던 내 책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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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내막도 잘 모르면서 모두를 혼란시킬 수는 없다고 주저하는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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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렇게 너를 힘들게 만들 거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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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엔 많은 기사가 성에서 쫓겨났고 황폐한 왕도에 가길 원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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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는 로드릭님 정도였죠. 저도 아버지가 반대하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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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할 기회 정도는 만들 수 있었어. 그야말로 사관학교에 있었을 때라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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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말씀해 주셨다 해도 제가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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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할 길 없는 악인이 있었고, 그렌은 그들로부터 폐하를 지키기 위해 죽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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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 무렵의 저는 제정신으로 있을 수가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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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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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알고 보니 내 주변 사람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얽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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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알고 보니 자국의 제후뿐만 아니라 내 의붓어머니까지 얽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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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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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이세요. 저도 눈앞의 현실을 받아들여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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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커의 백성은 이젠 함께 싸우는 동료입니다. 언제까지고 거리를 둘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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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만 널 데려가고 싶은 곳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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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나랑 대화했던 전사장의 부친이 작년에 이 근처에 여관을 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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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요리도 다…… 정성이 담겨서 맛있더군. 혹시 괜찮으면 함께 가 보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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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면 무리해서 가자고는 하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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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꼭 동행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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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하지만, 저 혼자서는 분명 가 보는 것도 주저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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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신과 함께라면…… 두려움 없이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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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했으니 오늘은 내가 사는 걸로 하지, 잉그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