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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지내니? 남매끼리 싸우지는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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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별일 없단다. 아무 불편함 없이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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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 교회를 떠난 지도 오래됐지만, 그런대로 살 만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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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면 다시 셋이서 함께 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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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건강하신가 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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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편지에 너와 재회했다고 적었더니 바로 답장이 왔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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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훗, 기쁘셨나 봐~ 어머니는 늘 널 걱정하고 계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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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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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텔스가에서 헤어진 게 마지막이었으니…… 조만간 얼굴이라도 보여 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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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편지에도 쓰여 있었지만, 전쟁이 끝나면 다시 셋이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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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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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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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머니께 얼굴을 보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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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가문 사람들을 모두…… 베었어. 살인자의 몰골을…… 보여 드리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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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얘기는 나도 들었어. 하지만 너도 사정이 있었던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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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제대로 얘기하면 어머니도 이해해 주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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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문제가 아니야. 내 안에는…… 살육을 즐기는 악귀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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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은…… 너나 어머니도 주저 없이 죽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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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난…… 분명 나 자신을 잃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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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지금 이렇게 나랑 얘기하는 것만 봐도 넌 예전의 너 그대로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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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과자와 고양이를 좋아하는 에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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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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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렇다 해도…… 언젠가 내 안의 악귀가 죽는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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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죄를 용서받기 전에는 너와 어머니와 함께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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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죄를 용서받는 날 같은 건 어쩌면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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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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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심판을 받고…… 죗값을 치르겠어. 그게 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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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게 네 결단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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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무리 쓸쓸해지더라도 힘내라고 응원해 줘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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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있지. 몇 년이 걸리든 어머니와 난, 계속 널 기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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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슴을 펴고 어머니 앞에 얼굴을 보일 날을…… 기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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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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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엔 나도 어머니도, 할머니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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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좋아하는 과자를 먹으면서 느긋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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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마워.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