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 실뱅 volume_up
밤 산책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가씨.
link 메르세데스 volume_up
아냐. 권유해 줘서 고마워~ 나, 밤에 산책하는 거 꽤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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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나 별도 무척 아름답고, 밤에만 피는 꽃도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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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거 좋은데! 너한테 어울리는 멋진 취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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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그래서, 할 얘기란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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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네, 혼담 말이야. 넌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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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알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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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상대가 우리 영지 내의 소영주니까. 나한테도 소식은 들어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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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받아들일 생각이야? 뭐, 나도 그 녀석이 괜찮은 놈이라곤 생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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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글쎄~ 양아버지 뜻인걸.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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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능하면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아. 난 아직 하고 싶은 일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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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만큼은 도저히 방법이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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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거절하면 되지 않아? 지금까지도 몇 번이고 거절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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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 번이나 거절했더니, 결국 양아버지도 인내심이 다하신 모양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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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상대와 혼담이 진행되어 버려서, 쉽게 거절할 수 없게 됐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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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하군. 네 의견은 상관도 없이. 네가 문장을 갖고 태어났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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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곳을 선택할 수는 없으니까. 꽃이 필 자리를 못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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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에 시달린 적은 없으니까, 힘든 자리라고 불평할 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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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아, 너도 나도 말이야…… 모두, 주어진 자리에 필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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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꽃은 필 자리를 고를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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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가고 싶은 곳에도 못 가고, 환경이 나쁘면 그대로 말라 죽는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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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다리는 뿌리가 아니잖아. 스스로 다리를 움직여서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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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 대처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포기하지 않아도 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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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잘 대처하라고 말을 해도, 대체 어떻게 하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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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담을 무산시키기만 하면 된다면…… 예를 들어, 내가 네게 청혼하는 방법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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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으응……? 혼담을 무산시키려고 결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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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그…… 이건 결코 너한테 작업을 걸거나 그러려던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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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고티에의 적자인 내가 너에게 청혼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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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도 물러날 수밖에 없잖아. 뭐, 관계야 조금 나빠질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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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교회에서 일하든 뭘 하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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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 실뱅은, 원하는 상대와 결혼할 수 없게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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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진심으로 하는 말이 아니야. 그저 방법이야 이것저것 있을 거란 말이지.
link 메르세데스 volume_up
……후후. 넌 제법 강인한 면이 있다니까~ 그런 부분, 난 좋아해.
link 실뱅 volume_up
칭찬도 다 받고, 영광인걸. ……혹시라도 내 힘이 필요할 땐 언제든 말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