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엘리듀어,
마테우스, 클레이만.
- 그들을 비롯한 서부 유력 제후 다수가
선왕 폐하의 암살에 가담한 것 같습니다.
- 대공 일파가 제국 귀족에게서 많은 돈과
물자를 지원받고 있던 모양입니다만……
- 아마 더스커에서 암살을 한 대가겠지요.
대공과 제국 측의 관계를 조사해 보니……
- 1171년, 마도사 코넬리아의 주선으로
제국의 대귀족이 왕국을 찾아왔었습니다.
- 아룬델 공…… 외숙부님과
에델가르트가 망명한 때로군.
- 예. 배후에 있는 것은 황가와도 관계가
깊은 섭정 아룬델 공과 그 일파로 보입니다.
- ……역시 그랬군.
조사하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고티에 변경백.
- 황송합니다, 전하.
- 이런 식으로 정보를 끌어모을 수 있다면
사건의 전말도 곧 밝혀지겠군요.
- 그래. 더스커에서의 학살에 대해서도
백부님 측근들의 자백을 받아 내야겠어.
- 그나저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서부 제후도 침묵하고 있지만은 않을 거야.
-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들을
권력으로부터 멀어지게 해야 해.
-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수단을
가리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될 일이니.
- ………………
나중에 천천히 듣도록 하지요.
- 우선은 이번 일의 전말을 널리 퍼뜨리도록.
그럼 어느 정도의 견제는 가능할 테니.
- ……헌데, 전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 대공 전하가 "더스커의 비극"에
관여했었다고 밝혀도 될는지……
- ………………
- 알게 된 모든 것을 백성에게 밝힐 거야.
그 뜻을 굽힐 생각은 없어.
- ……전하다운 생각이십니다만,
국내는 매우 혼란스러워질 겁니다.
- 진실을 감추는 건 쉽지. 하지만 그것이
탄로 나면 백성의 신뢰를 크게 잃을 거야.
- ……이건 피로 점철된 과거와의 결별이자,
조국이 결코 피해 갈 수 없는 길이기도 해.
- 훌륭한 뜻인 줄은 알겠습니다만,
더스커의 백성들은 납득하지 않을 겁니다.
- 퍼거스의 백성들 중에서도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가 많을 테지요.
- 하핫, 그리 말씀하실 거라 생각하여
저와 전하가 대책을 하나 강구해 두었지요.
- 생전에 공작 작위를 적자에게
물려주는 것을 허락받아 두었습니다.
- ……잠깐, 로드릭.
자네까지 그런 엉뚱한 짓을……
- 엉뚱한 짓이 아니야, 마티아스!
누군가는 그 사건의 책임을 져야 하네.
- 처음 문책당하는 것은 전하가 되시겠지만
전하께는 군주로서 나라를 이끌 사명이 있지.
- 그럼 전하의 방패가 되어야 할 사람은……
나 말고 달리 적임자가 없지 않겠나.
- 로드릭은 작위를 버리고 두두와 함께
양쪽 백성의 융화를 목표로 움직일 거야.
- 목숨으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지.
- ……그럼 남은 문제는 왕위겠군요.
당장 대관식을 여는 것이 좋겠습니다.
- 그래. 사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던 건
귀중한 기회였지만, 어쩔 수 없지.
- 그리고…… 나중에 펠릭스를 불러 줘.
그 녀석도 사관학교로는 갈 수 없을 테니까.
- 이미 녀석에게도 이야기해 둔 내용이니
전하께서 굳이 사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그래도 그냥 넘어가는 건 도리가 아니야.
……그리고 구스타브, 자네도 왕국에 남도록 해.
- ! ……아닙니다.
한 번 나라를 버린 제가 있을 곳은……
- 내가 만들 거야. 그러니 한 번만 더 힘을
보태 줘. 레아님도 필시 허락해 주실 테니.
- ……예.
황송합니다, 전하.
- 그럼 구스타브, 성교회와 제후들에게 전해 줘.
남방에는 갈라테아 백작이 연락할 거야.
- 그리고 우리 군의 인원 편성도 재고해야 해.
모처럼 기회가 생겼으니 자네들의 의견을……
- ……이봐, 디미트리. 괜찮은 거야?
그 뒤로 한숨도 안 자고 계속 일만 하잖아.
- ……저기, 디미트리. 너 괜찮아?
그 뒤로 한숨도 안 자고 계속 일만 하잖아.
- 괜찮아. ……아, 그보다
마침 너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어.
- 좀 나중의 일이긴 하지만
새롭게 사병단을 조직할 생각이거든.
- 그걸 지휘하는 역할을
네가 맡아 줄 수 없을까 해서 말이야.
- 사병단……?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 사병단……?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 왕가가 거느린 기사의 대부분은
백부님의 입김이 닿아 있는 자들이었어.
- 그들이 전부 나쁘다곤 할 수 없지만……
뇌물이 오고 갔던 건 사실이야.
- 그래서 인원을 교체하는 김에
군의 대규모 재편성을 검토하고 있어.
- ……앞으로 수년은 내란의 시대가 될 거야.
소수여도 내 뜻대로 움직일 정예가 필요해.
- 흐음…… 흥미가 좀 생기는 이야기군.
근데, 내가 맡아도 돼? 일개 용병일 뿐인데.
- 흐음…… 흥미가 좀 생기는 이야기네.
근데 내가 맡아도 될까? 일개 용병일 뿐인데.
- 너라서 맡기는 거야. 기사나 귀족뿐 아니라
평민 중에서도 인원을 발탁할 생각이라……
- 어설픈 귀족을 쓰느니 신뢰할 만한 용병이
오히려 더 적격일 거라 생각했거든.
- 물론 강요할 생각은 없어.
사관학교에 돌아가고 싶다면 그래도 좋아.
- 아니. 그 제안, 받아들일게.
앞으로 잘 부탁해, 디미트리.
- 아니. 그 제안, 받아들일게.
앞으로 잘 부탁해, 디미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