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국은…… 처음부터 우리를 벨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군.
  2. 최악의 경우, 아버지를 처단하라고 요구해 오진 않을까 우려했습니다만……
  3. 제국 측의 태도를 봐서는 그것도 저만의 기우로 끝날 것 같네요.
  4. 훗…… 이래 봬도 난 내가 좋은 영주라고 자부하고 있다.
  5. 내 목숨을 빼앗으면 이 땅을 제대로 통치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겠지.
  6. 아버지만큼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영주는 포드라가 아무리 넓다 한들 찾기 힘들 겁니다.
  7. 하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이번엔 내 판단이 틀렸다고 봐야 할 거야.
  8. 맹주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쓸데없는 싸움을 벌이지 말아야 했어.
  9. 그건 졌으니 결과적으로 그리 생각하시는 것뿐, 이겼으면 평가도 달라졌을 겁니다.
  10. 나날이 발전하는 글로스터령을 보며 백성들은 크게 기뻐했겠죠.
  11. 전쟁에 「만약에」가 없는 것처럼 통치에도 「만약에」는 있을 수 없다.
  12. 그때 이렇게 했더라면, 하고 생각해 봤자 늦는단 얘기야.
  13. ………………
  14. 그러니 네게 내 뒤를 맡기마. 너라면 내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 거다.
  15. 게다가……… 제국에게 난 배신자야. 물러나지 않으면 경계심만 부추기게 될 터.
  16. ……알겠습니다, 아버지.
  17. 이 상황에선 저도 아버지의 그 판단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18. 앞으로는 제가, 제국과 함께하는 새로운 글로스터가를 이끌어 가겠습니다.
  19. 레스터 최고 명문가의 당주, 새로운 글로스터 백작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