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훗.
몸은 좀 어떠신지요, 폐하?
- ……좋아 보이나? 그렇다면
그 눈은 장식만도 못한 거겠지.
- 마음 같아서는 이 자리에서 네놈의 목을
뽑아 버리고 싶을 따름이다.
- 어머나, 설득력 넘치는 말씀이시네요.
하지만…… 그럴 수도 없으시잖아요.
- 그러는 순간 도시의 백성들이
목숨을 잃게 될 테니까요.
- ………………
- 선대 프랄다리우스 공과
당신의 충실한 노기사……
- 보아하니 분발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 숫자로는 시간 벌이조차 못 할 겁니다.
- 그들을 처리한 다음에는 당신 차례예요.
백성들 앞에서 목을 쳐 드리죠.
- ……네놈의 꼬인 취미도 거기까지 가니
오히려 시원스러울 지경이군.
- 어머…… 칭찬해 주시니 영광이네요.
- 참 얄궂은 일이죠. 부자가 나란히
같은 편의 배신으로 목숨을 잃는다니.
- 개혁을 서두르면 뒤통수를 맞는다……
아버님을 보고 배운 게 없으신가요?
- 당신이 구하지 않은 사람들은
당신을 원망하는 게 당연할 텐데.
- ……코넬리아님! 남쪽에서 왕도를 향해
진군 중인 군세를 확인했습니다!
- 아리안로드에서 돌아온
병력으로 추정됩니다만……!
- 후우…… 사전 준비가 부족했으니까.
그걸 감안해도 생각보다 진군이 빠르네.
- 도적들을 써서 시간을 벌고, 그사이에
진형을 갖춰라. 왕도에서 요격한다.
- 알겠습니다!
- 아주 조금 수명이 연장됐네요, 폐하.
참 운도 좋으시지.
- ……걱정 말아요. 당신이 죽어도
이 포드라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테니까.
- 백성들은 어리석어요. 왕이 죽으면 바로
새로운 권력자에게 알랑거릴 뿐이죠.
- ………………
- 내가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나를 원망하는 게 당연하다……라.
- ……벌을 받아도 어쩔 수 없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