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오, 레오폴트! 잘 와 주었네!
  2. 폐하를 왜 전장에 세웠지? 만전의 상태가 아니라고 한 건 경이지 않았는가.
  3. 어쩔 수 없었네. 연합군을 몰아내려면 폐하의 권위를 빌려야 했으니까.
  4. 흐음?
  5. 게, 게다가, 그리 정한 것은 내가 아니야! 그런 것보다 지금은 철수를 해야 하네!
  6. 나는 폐하를 모시고 이대로 가르그 마크로 갈 걸세.
  7. 자네는 그사이에 적군의 발을 묶어 주게. 폐하에게 무슨 일이 있어선 안 되지 않나.
  8. 지키고 싶은 건 사실 따로 있겠지. ……뭐, 그래.
  9. 사정은 이해했으니, 어서 가시게.
  10. 고맙네. 그럼 폐하, 이쪽으로.
  11. ………………
  12. 나라의 수장이 이래서야, 제국도 이제 슬슬 끝나려는 건가.
  13. 그리 생각한다면 달아나면 된다. 너는 작위도 계승권도 없는 장수에 불과하니까.
  14. 살길이라면 얼마든 찾을 수 있을 테지.
  15. 뭐? 제국을 버리라는 말이야? 안 어울리는 말을 하네, 아버지.
  16. 그야, 린하르트 녀석도 왕국에 있는 모양이고……
  17. 그렇게 사는 방식도 있긴 하겠지만. 난 싫어.
  18. 죽고 싶어 하기엔 50년은 이르다, 애송이 녀석. ……허나, 네가 바란다면 상관은 않으마.
  19. 응, 일발 역전을 목표로 화려하게 해치워 줄 거야.
  20. ……거대한 배가 드넓은 바다를 건너다, 예기치 못한 폭풍에 휩쓸려 침몰해 가는구나.
  21. 필사적으로 뛰어내려 지푸라기를 잡는 자, 바람에 몸을 맡기고 앞날을 염려하는 자……
  22. 의미도 없이 다른 이의 재화를 빼앗는 자, 작은 희망에 매달려 키를 놓지 않는 자.
  23. ……?
  24. 그 배에서 필시 우리는, 뱃머리에 서서 노래하는 자일 게다.
  25. 그 목소리는 벼락처럼 폭풍을 가르고, 그 노래는 죽음을 앞둔 자들을 고무할 것이다.
  26. ……알겠어. 난 외칠 거야. 난 멈추지 않아.
  27. 내가, 우리가, 제국의 힘을 녀석들에게 보여 줄 거야.
  28. 가자, 나의 아들아. 베르그리즈의 맹위를 주 앞에서 떨쳐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