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오, 레오폴트!
잘 와 주었네!
- 폐하를 왜 전장에 세웠지? 만전의 상태가
아니라고 한 건 경이지 않았는가.
- 어쩔 수 없었네. 연합군을 몰아내려면
폐하의 권위를 빌려야 했으니까.
- 흐음?
- 게, 게다가, 그리 정한 것은 내가 아니야!
그런 것보다 지금은 철수를 해야 하네!
- 나는 폐하를 모시고 이대로
가르그 마크로 갈 걸세.
- 자네는 그사이에 적군의 발을 묶어 주게.
폐하에게 무슨 일이 있어선 안 되지 않나.
- 지키고 싶은 건 사실 따로 있겠지.
……뭐, 그래.
- 사정은 이해했으니,
어서 가시게.
- 고맙네.
그럼 폐하, 이쪽으로.
- ………………
- 나라의 수장이 이래서야,
제국도 이제 슬슬 끝나려는 건가.
- 그리 생각한다면 달아나면 된다.
너는 작위도 계승권도 없는 장수에 불과하니까.
- 살길이라면 얼마든 찾을 수 있을 테지.
- 뭐? 제국을 버리라는 말이야?
안 어울리는 말을 하네, 아버지.
- 그야, 린하르트 녀석도
왕국에 있는 모양이고……
- 그렇게 사는 방식도 있긴 하겠지만.
난 싫어.
- 죽고 싶어 하기엔 50년은 이르다, 애송이 녀석.
……허나, 네가 바란다면 상관은 않으마.
- 응, 일발 역전을 목표로
화려하게 해치워 줄 거야.
- ……거대한 배가 드넓은 바다를 건너다,
예기치 못한 폭풍에 휩쓸려 침몰해 가는구나.
- 필사적으로 뛰어내려 지푸라기를 잡는 자,
바람에 몸을 맡기고 앞날을 염려하는 자……
- 의미도 없이 다른 이의 재화를 빼앗는 자,
작은 희망에 매달려 키를 놓지 않는 자.
- ……?
- 그 배에서 필시 우리는,
뱃머리에 서서 노래하는 자일 게다.
- 그 목소리는 벼락처럼 폭풍을 가르고,
그 노래는 죽음을 앞둔 자들을 고무할 것이다.
- ……알겠어.
난 외칠 거야. 난 멈추지 않아.
- 내가, 우리가, 제국의 힘을
녀석들에게 보여 줄 거야.
- 가자, 나의 아들아. 베르그리즈의 맹위를
주 앞에서 떨쳐 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