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훈련은 엄청 소란스럽던걸.
무슨 일이야?
- ……자주 있는 일이다. 병사 중에는
내 존재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자도 많아.
- 달갑지 않게 여긴다고……?
- 너도 알다시피,
난 더스커 출신이다.
- 폐하께서 즉위하시고 더스커와의 관계도
변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 같은 부대에서 함께 싸우기에는,
맺힌 응어리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 이해를 표한다
- 의문을 표한다
- 나는 신경 안 쓰지만,
신경 쓰는 녀석도 확실히 있겠구나.
- 특히 더스커에서 가까운 사람을 잃은
녀석들이라면 심경이 복잡할 거야.
- 그럴 일인가?
난 잘 모르겠는데……
- 왕국에서 "더스커의 비극"은
그만큼 중대한 사건이었어.
- ……게다가 난 근위병도 맡고 있지.
그들 중에는 국내 제후의 자제도 많아.
- 귀족도 기사도 아닌 내가 폐하께
중용된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자도 있어.
- 맞아. 그런 녀석들도 있지, 확실히.
뒤에서는 내 얘기도 하는 모양이던데.
- 일개 용병에 불과했던 내가
어쩌다 디미트리와 만나서……
- 사관학교에서 같이 공부하고, 운 좋게도
중용되었으니. 치사하다고 해도 어쩔 수 없지.
- ……그렇지.
- 나나 너나, 우연히 폐하와 만나
발탁된 것에 지나지 않아.
- 귀족의 자제로 태어나, 왕에게
헌신하라고 배웠음에도……
- 우연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 입장에서는
그건 무척 잔혹한 일이야.
- 디미트리도 골머리를 앓는 부분이겠지.
잘못 대처했다간 분쟁이 일어날 테고.
- 하지만 해결 방법은 단순 명쾌하잖아?
- ……?
- 나와 두두가, 모두가 믿을 만한 장수임을
증명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 전에 말했잖아. 성과를 쌓으면 자연히
신용이, 신뢰가 따라오는 법이라고……
- 아무리 수상쩍은 녀석이라도, 제대로
성과를 올리는 장수는 다들 따르게 돼 있어.
- 용병단에서 배운 건가.
- 내가 있던 용병단에도 도적 출신이 있었어.
다들 처음엔 신용하지 않았지만……
- 불평 없이 착실하게 일을 계속하더니
어느덧 단장, 단원들과 터놓고 지내더라고.
- 1년 정도 지나고 나니, 나도 자연스레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지.
- 그자는 너희의 신뢰를
쟁취한 것이로군.
- 그래,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녀석이
절대 배신하지 않으리란 보증은 없으니……
- 너처럼 주변을 경계하는 녀석도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해.
- ……그렇군.
- 하하, 오늘은 말이 너무 많았나.
- 아니, 참고가 됐어.
……이후 활용하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