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두님, 조금 전의 그 건에 대해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만……
- ……카론 백작과의 회담 말이군.
구스타브와도 상의해 봤다만……
- ………………
- 순조로워 보이네, 두두. 내가 모르는 새에
부대 녀석들과도 제법 친해진 모양인데?
- ……그래.
- 아까 나와 이야기하던 병사는
기사였던 어머니를 더스커에서 잃었다.
- 당연히 내게도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었지.
……몇 번인가 말다툼도 했어.
- 두두가 말다툼을?
솔직히 상상이 안 가는걸.
- 매도하는 말을 받아들이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 이렇게 생각할 날이 오리라고는
나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 함께 싸우고 함께 고민하며,
함께 많은 사선을 넘어 왔지.
- 조금은 힘을 증명한 모양이야.
요즘은…… 저렇게 의지해 주더군.
- 잘됐네.
넌 그 녀석의 신뢰를 쟁취한 거야.
- 내 일인데 네가 기뻐 보이는군.
……이상한 녀석이야.
- 기쁘다고 답한다
- 기쁜 건 아니라고 답한다
- 동료가 기뻐하는걸.
기쁘지 않을 리가 없잖아?
- 그런…… 건가.
- 기쁜 거랑은 조금 다른데.
경쟁할 보람이 있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야.
- 후…… 그런가. 경쟁이라.
- 이렇게 조금씩, 믿어 주는 사람을
늘려 가는 수밖에 없겠지……
- 나나 너나, 굳이 따지면 디미트리도
마찬가지일 거야.
- ……그렇군.
- 나도 지금 이상으로 성과를 올려서, 언젠가
네게 신뢰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말겠어.
- 다음 전투는 기대하고 있으라고, 두두.
- ……훗.
- 뭐야. 내가 이상한 말이라도 했나?
- 아니. 네 활약은 기대하고 있다만……
- 네가 출신이 어떻든, 어떤 사람이든
나는 너를 믿고 싶어.
- 괜찮겠어? 갑자기 내가 배신해서
디미트리에게 칼을 겨눌 수도 있는데.
- 정체 모를 힘도 갖고 있잖아.
그런 녀석을 믿을 수 있다고?
- 확실히 그 힘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너 자신은, 별개지.
- 그리 쉽게 나나 폐하를
배신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만약 폐하께 해를 끼치는 날엔……
난 망설임 없이 너를 베겠다.
- 너라면 이해해 줄 테지.
내가…… 그런 인간임을.
- 그게 네 「신뢰」의 형태라는 거구나.
알겠어, 영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