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그렇지는 않지.
- 하지만……
- 저 사람은…… [HERO_MF]?
- 전혀 어린아이처럼 보이지 않아.
신경 쓸 것 없어.
- 그, 그런가요?
- 그래, 다시 보니 미인이네.
행동도 침착해서 어른스럽고……
- 어, 저기, 그 정도까지는……
- ……!
- 잠깐만요, 당신!
어떻게 된 건가요!
- 리시테아!?
갑자기 왜 그래?
- 아까 여자애랑 이야기하고 있었죠?
- 아까? ……응, 이야기했지.
그게 왜?
- 여자애한테 말한 그 대사는 대체 뭔가요!
- 대사……?
이상한 말이라도 했나, 내가?
- 다시 보니 미인이네.
행동도 침착해서 어른스럽고……
- 와아 진짜! 그 대사 똑같이 그대로
저도 들었거든요? 당신한테!
- 뭔가요, 당신은 누구에게든 똑같은 대사를
하나요? 바보 취급하지 마세요!!
- 기, 기다려! 진정해.
내가 잘못했어. 근데 사정이 있었거든.
- 사정?
- 그래, 들어 봐. 너도 알겠지만……
난 타인의 고민을 들어 주는 걸 잘 못해.
- 그런데, 어째선지 이런 나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녀석이 꽤 있더라고.
- 곤란했던 난 그런 녀석들에게 뭐라도 말해
주려고 한 이야기의 대사를 달달 외웠어.
- 그중에 여자애를 칭찬하는 대사가
있어서……
- 즉 그건 당신이 생각한 말이 아니라
가공의 인물이 한 말이란 거죠?
- 그래, 네 말이 맞아.
미안하다.
- 상대의 고민을 마음이 담기지 않은 말로
넘기려 하다니…… 믿을 수가 없네요!
- 솔직하게 말해서 화나게 하는 것보단
나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 솔직히 말해 주는 쪽이 훨씬 나아요!
저에 대해선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고 있죠?
- 이야기의 대사를 빌린다
- 자신이 생각한 말로 말한다
- 마음속 생각을 올바르게 말로 바꾼다는 게
나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야.
- ……하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어.
- 너는 허세 부릴 것 없이 당당하게 있으면 돼.
있는 그대로의 네가 가장 매력적이니까.
- 아니, 솔직히 너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런 건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고.
- 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 네가 곁에 있을 때 언제나 미소가 지어져.
질리지도 않고 계속 보고 싶어.
- ……!
- 그, 그러신가요…… 알겠습니다.
당신의 말, 마음에 담아 둘게요.
- 너무 따지고 들어서 죄송해요.
저는 용무가 있으니, 이만……
- 또 남의 말을 빌려 버렸지만……
본심도 마찬가지니, 용서해 주겠지?
- 재밌어서 질리지 않는다고 말하려 했는데
얼버무리다 이상한 느낌이 되어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