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된 거예요!
당신, 듣고 있는 거죠?
- 듣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 적당하게 둘러댄다
- 미안, 다른 생각 하느라 안 듣고 있었어.
- 뭐였더라, 누벨가의 부흥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까진 기억나는데.
- 그건 이야기의 제일 첫 부분이었어요!
하나도 듣고 있지 않았군요!
- 그래, 누벨가 부흥을 위해서 악의 마도 조직에
잡힌 왕자님을 구한다는 얘기지?
- 완전히 틀렸어요!
대체 무슨 이야기를 듣고 있었나요!?
- 새로운 마법의 개발…… 그것이야말로,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달성해야 할 일!
- 그 연구에 필요한 실험의 피험자로
당신을 발탁해 드렸다구요!
- 아니, 사양할게.
- 왜죠!? 누벨가 부흥에 일조할 수 있는
영예에 흥미가 없다는 건가요!?
- 딱히 돕는 건 상관없지만
실험체가 되는 건 싫거든.
-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도 없고……
우선은 자기 몸으로 실험하는 게 맞지 않아?
- 당신치고는 제대로 된 지적이군요.
- 하지만……
그 제안엔 중대한 결점이 있어요.
- 실험의 결과를 제가 이 눈으로 똑똑히
관측할 수가 없잖아요!
- 그럼, 지원자가 나타날 때까지 참고 기다려.
- 무슨 일이 생겨서 다음 전투에 지장이 있으면
곤란하잖아? 그렇게 생각하면 모두 그렇겠지만.
- 모두가 그렇다구요.
이래서는 연구에 진전이 없어요……!
- 으음~ 그래……
그럼 대안이 있는데.
- 지금은 전쟁 중이니 마법 연구와 병행해서
무공도 세워 보면 좋지 않을까?
- 그쪽이라면 나도 돕기 쉽고 말이야.
당장, 한가하면 지금부터 훈련하는 건 어때?
- 거절하겠어요! 아니, 무공을 세운다는 것에
이의는 없지만……
- 지금 당장은 함께할 수 없어요.
훈련 같은 건 밤에 해도 충분하니까요.
- 밤에? 아니, 낮부터 안 하면 시간이 짧아지잖아.
설마 밤을 새우진 않을 거 아냐?
- 그렇게 무모한 짓은 안 하죠.
그저, 지금 훈련하고 싶진 않은 거지……
- 이론으로 설득한다
- 억지로 밀어붙인다
- 설득을 포기한다
- 밤에 훈련하면, 그 뒤에 바로 자야 되잖아.
그러면, 수면의 질이 나빠져.
- 제대로 몸이 쉬지도 못한 채 아침을 맞으면,
다음 날에도 영향을 줄 거고…… 알잖아?
- 어머! 당신이 그런 논리 정연한
설득을 하실 줄이야, 예상 밖이네요.
- 하지만, 저에게도 사정이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 그래? 억지로 하자고는 안 하겠지만
한다면 지금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 네 꿈이랑 직결된 문제잖아?
하기 싫다는 말이나 하고 있을 때야?
- 그렇게 말씀하셔도
저에게도 사정이라는 것이 있어요!
- 뭐, 억지로 하자고는 안 할게.
난 훈련장에 갈 테니, 그럴 마음이 생기면 와.
- 네, 알겠어요. 하지만, 저에게는
그럴 마음이 생길 수 없는 사정이 있어요.
- 저는 제 방식대로 연구도 무공도
성공해 보일 거예요!
- 오~홋홋홋홋홋홋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