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누구십니까, [HERO_MF]님.
왕국에서의 생활은 이제 적응하셨습니까?
- 그럭저럭. 전에 용병 일로
퍼거스에 왔던 적도 있었으니까.
- 하지만 왕도만큼 북쪽에서 생활한 건
처음이라서 당황할 일이 많긴 했어.
- 밖은 매일 눈보라가 치지, 방은 춥지,
눈이 쌓이기라도 하면 밖에도 못 나가지……
- 하룻밤 사이에 쌓여 버린 눈 때문에
방문이 안 열렸을 때는 죽는 줄 알았어.
- 말로 하면 재밌는 이야기 같지만
한겨울의 퍼거스는 위험과 맞닿아 있으니까요.
- [HERO_MF]님, 어떠십니까.
겨울과 눈이 싫어지셨는지요.
-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 싫어한다고 대답한다
- 좋다 싫다로 말하자면, 좋아.
확실히 눈은 골칫덩어리이긴 하지만……
- 눈이 쌓인 거리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어.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지.
- 하하, 저도 어릴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나이를 먹으니 귀찮은 마음이 커져서 문제지요.
- 싫지.
그렇게까지 눈이 내리면 다들 힘들잖아.
- 옛날엔 아름답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그땐 자주 못 봐서 그랬던 것 같아.
- 저도 솔직히 눈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겨울의 추위는 많은 생명을 앗아가니까요.
- 하지만 그런 눈으로 뒤덮인 땅이어도
저희에게 있어서는 둘도 없는 고향이니……
- 최대한 궁리를 하고 타협을 봐서
즐기면서 살아가야 하겠지요.
- 궁리라…… 겨울에는 전령병이 말이 아니라
천마를 타는 것도 그중의 하나겠지.
- 예. 겨울 하늘을 달리는 천마의 모습은
퍼거스 특유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천마는 아무리 눈이 쌓여 있어도
발이 묶이는 일 없이 날아갈 수 있으니까요.
- 제 아들 녀석은 어렸을 적에 그 천마를 쫓아
감히 폐하를 데리고 겨울 산에 들어가서……
- 하마터면 조난될 뻔했습니다.
……그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지요.
- 펠릭스도 어릴 적에는
그렇게 순수한 녀석이었구나.
- 후후, 위험하게 구는 건 예전 그대로입니다.
지금이야 저렇게 비틀린 성격이지만요.
- 젊은 나이에 공작 작위 같은 것을 받아
이래저래 마음고생이 끊이지 않을 겁니다.
- 하지만 뭐,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그 녀석도 그 녀석 나름대로 잘 해 나가겠지.
- 그렇겠지요. 이거…… 제 쪽이 아이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걸 수도 있겠군요.
- ……올겨울의 퍼거스는 추위뿐만 아니라
전화에도 휩싸이게 될 겁니다.
- 겨울 동안 북부에서의 훈련은 곤란할 텐데
스렝의 대처를 느슨히 할 수도 없을 거고요.
- 영지의 경영도 힘들어지겠지요.
그 녀석이 잘 극복해 주면 좋겠습니다만.
- 다음 겨울이라……
그때는 이 전쟁도 끝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