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나처럼 팍팍 발탁하면 되잖아.
- 숫자가 늘어나면 불만을 제기하기도
어려워질 거야. 내 생각은 그래.
- 많은 옥석을 한 번에 모으려고 하면
반드시 돌도 섞이기 마련입니다.
- 귀하의 말씀은 옳습니다만,
동시에 실패할 위험도 커지겠지요.
- 변변치 않은 사람을 발탁했다간
황제의 평판이 나빠진다는 거야?
- 그리고 평민이 대두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귀족에게 끼어들 틈을 주게 될 겁니다.
- 정말이지, 전쟁 중인데도 같은 편끼리
발목을 잡으려 할 줄이야……
- 썩어 빠진 귀족만큼 해로운 존재는 없으니까요.
내쉬는 숨마저 독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지요.
- 말꼬리를 잡는다
- 동의한다
- 아니, 숨이 독으로 변하진 않겠지.
- 그렇습니까? 저는 그들과 같은 방에서
숨만 쉬어도 심신이 좀먹힐 것 같습니다만……
- 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지……
- 역시 지금은 귀하가
분발해 주실 수밖에 없겠군요.
- 내가 분발하라고?
- 귀하는 용병대장입니다.
부하 중 쓸 만한 자들을 발탁해 주시지요.
- 귀하의 눈에 든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실패할 가능성도 낮을 테니까요.
- 이거 책임이 막중하네……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 저희가 옹호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물론 최대한 지켜 드릴 겁니다.
-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
귀하까지 버려야 할 수도 있겠군요.
- 분개한다
- 받아들인다
- 그건 아무리 그래도 너무한데.
내가 그걸 어떻게 해……
- 강요는 하지 않겠습니다.
할 수 없다면 할 필요 없지요.
- 너는 그런 사람이니까.
이것도 황제를 지키는 일인 거겠지……
- 이해해 주셔서 다행이군요.
하지만 억지로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알겠어.
만약 각오가 선다면……
- 우선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있으면
너한테 말할게, 휴베르트.
- 하지만 나까지 버리는 선택은
정말 최악의 경우에만 해 주길 바라.
- 넌 꽤 즉흥적으로 판단하기도 하잖아.
이성적으로 보여도 사실 감정적이라 할까.
- ………………
- 기대하고 있진 않았습니다만, 어쩌면
정말 귀하에게 맡겨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 큭큭큭큭……
귀하는 의외로 보는 눈이 좋은 것 같으니……
- 갑자기 무슨 이야기야?
시력은 좋은 편인 것 같지만……
- 머리도 좋았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