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으음? 누군가 했더니 [HERO_MF]양이었군. 마침 잘됐어.
  2. ……나한테 뭔가 볼일이라도?
  3. 아니, 한 번쯤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거든…… 뭐, 편하게 있어도 된다.
  4. 그렇지 않아도 편하게 있었는데……
  5. 너는 출신이 애매하더군. 게다가 유래가 불확실한 힘도 지니고 있고……
  6. 그런 너를 전선의 지휘관으로 기용하다니 클로드도 참 대담한 짓을 했어.
  7. 그런 너를 전선의 지휘관으로 기용하다니 황제 폐하도 참 큰 결단을 내렸어.
  8. 그 정도까진 아니지 않나……?
  9. 어라?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군. 네가 처해 있는 특이한 입장에 대해서.
  10. 레스터에서는 제후가 각자 기사를 고용하고, 제후의 뜻을 받아들인 기사가 병사를 움직여.
  11. 본래 국가 간의 전쟁이란 건, 귀족과 귀족을 섬기는 기사가 병사를 움직여서 행해지는 거야.
  12. 하지만 너는 기사도 아닌 평범한 용병이다. 게다가 누구도 섬기지 않고 병사를 움직이지.
  13. 섬기지 않아도, 맹주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니까 문제는 없지 않나?
  14. 섬기지 않아도, 황제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니까 문제는 없지 않나?
  15. 그래, 문제는 없지. 너는 우수한 데다 실로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 하지만!
  16. 본래 레스터 백성을 지키는 역할은 귀족에게만 부과되는 책무거든.
  17. 타국과 싸우며 자국의 평민을 지키는 역할은 귀족에게만 부과되는 책무거든.
  18. 너처럼 신원도 명확하지 않은 용병 출신에게 의지하다니, 굴욕을 느끼는 귀족도 있을 거다.
  19. 흐음……? 용병을 고용해 싸움을 시키는 건 대체로 귀족인데.
  20. 하지만…… 듣자 하니, 제국에서는 평민 출신의 지휘관이 늘어나고 있다더군.
  21. 하지만…… 폐하가 직접 평민 출신의 지휘관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
  22. 인재 부족을 부정할 수 없는 지금, 동맹에서도 제국을 따라 평민의 등용을 늘려야만 하겠지.
  23. 인재 부족 해소에도 확실히 유효한 데다 이게 폐하의 방침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겠지.
  24. 그렇게 되면 딱히, 너를 신경 쓸 필요도 없게 되겠군.
  25.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신경 쓸 필요가 없어진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닌가.
  26. 그렇다 해도! 평민을 지킨다는 귀족의 책무에 아무것도 변하는 것은 없다.
  27. 너는 출신을 알 수 없다고는 하나 현시점에서는 틀림없는 평민이야.
  28. 즉, 너는 본디 보호를 받아야 하는 쪽의 인간…… 무리하지 말고, 곤란할 땐 나에게 의지하도록.
  29. 승낙한다
  30. 거부한다
  31. 그래, 사양 말고 의지하도록 할게. 로렌츠는 우수하고 귀족 인맥도 넓을 테니.
  32. 아니, 사양할게. 나는 평민이긴 해도 싸움을 생업으로 삼아 온 용병이니까.
  33. ……그나저나, 불평하고 싶은 건 줄 알았는데, 친절을 베풀어 준 거였구나.
  34. 친절? 내가 너에게? ……아하하하하! 재밌는 말을 하는군.
  35. 잘 들어, 나는 명문 글로스터가를 이을 귀족 중의 귀족이다.
  36. 의지하라고 한 건 친절을 베푼 게 아니야. 평민은 평민답게 있으라는 이야기지.
  37. 그게 이 포드라의 마땅히 있어야 할 질서라는 거니까.
  38. 그 말은 내가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거야? 결국 불평하고 싶은 거구나.
  39. 그게 아니라! 결단코 아니다. 내가 그렇게 그릇이 작은 인간으로 보이나?
  40. 네 능력은 인정하지만 평민답게 있으라고, 그 얘길 하려는 거다. 이해가 되었나?
  41. 긍정한다
  42. 부정한다
  43.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말은 알겠어. 마음에 담아 둘게. 일단은.
  44. 아니, 모르겠어. 이런 세상인데 귀족이니 평민이니에 집착할 때인가?
  45. 아무튼, 나는 싸우기 위해 고용된 용병이야. 그 이상은 신경 쓰지 말아 줘.
  46. 신경 쓰는 게 아니라……! 아니, 이제 됐다.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