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O_MF], 얘기 들었어.
너 아빠랑 엄마가 안 계신다면서?
- 응. 나를 길러 주신 어머니는 돌아가셨어.
낳아 준 부모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고.
- ……힘들어?
- 신경 쓰인다고 답한다
-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한다
- 힘들지도 외롭지도 않지만,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는 신경 쓰이지.
-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게
불안하기도 하고.
- 아니, 사별한 건 꽤 오래전이니까,
이제 와서 힘들거나 외롭지는 않아.
- 다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신경 쓰여.
친부모에 관한 기억은 아무것도 없어서.
- 그렇구나. 자기가 누군지 모르는데 성격도 밝고
열심히 노력하다니, 넌 참 강한 녀석이야아!
- 아니, 그러는 라파엘도
부모님이 안 계시지 않아?
- 맞아. 아빠도 엄마도
사고로 죽고 말았거드은.
- 그런데도 항상 웃으며 열심히 노력하잖아.
라파엘도 강하다고 생각해.
- 응, 나도 강해! 단련도 하고 있고!
- ……지금 생각난 건데,
우리 좀 닮은 것 같지 않아아?
- 부모님이 없고, 평민인데도 싸우고,
무엇보다……
- 무엇보다, 뭔데?
또 뭐가 있어?
- 있지! 나도 너도,
좋은 근육을 가지고 있잖아!
- 아니…… 체격은 꽤 다르잖아.
- 뭐, 나보다 조금 마르긴 했지.
머리는 나보다 좀 더 똑똑한 것 같지만.
- 그래도, 나도 여관을 하면서부터
예전보다는 똑똑해졌다고.
- 여관?
- 응. 사관학교가 휴교하고 나서,
고향에 돌아가 가족끼리 여관을 열었거든.
- 여관 일은 힘도 써야 하지만
나름 머리도 써야 하더라고.
- 쓴 돈보다 버는 돈이 많아지도록
이것저것 계산도 해야 하고……
- 뭐, 나는 못 할 것 같아서
그쪽 일은 여동생한테 맡겨 버렸지만.
- 그 대신 요리를 담당했는데,
이게 또 순서가 복잡해서 힘들더라니까.
- 뭐, 전문이 아닌 일을 시작하면
이래저래 헤맬 일이 많은 법이지.
- 나도, 이 군대에 들어와서 고생 많이 했어.
용병단 때와는 전혀 하는 일이 달라서.
- 싸우는 건 똑같잖아? 뭐가 다른데?
- 책임의 무게라고 답한다
- 싸우는 방식이라고 답한다
- 용병은 무슨 일을 해도 자기 책임이거든.
게으름 피우면 보수를 받지 못할 뿐이고.
- 군대에선 통솔하는 병사의 책임도 져 줘야
하니까. 그 부분이 나한테는 큰 차이점이야.
- 용병단의 싸움은 규모도 작고,
각자 알아서 싸우는 일이 많거든.
- 군대의 싸움은 부대 단위로, 심지어 연계하며
싸우니까, 그 부분이 나한텐 큰 차이점이야.
- 또, 군대에는 전투 말고도 다른 일이 많잖아?
지급받은 무기나 물자를 관리한다거나……
- 계산이 싫은 것까진 아니지만 익숙하지
않은 데다,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힘들어.
- 너도 계산은 익숙하지 않구나!
우리, 알면 알수록 닮은 것 같다.
- 이젠 남 같지가 않네.
내가 응원해 줄 테니까, 힘내!
- 고마워, 나도 널 응원할게.
서로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