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후우. 난 이제 돌아갈 생각인데, 계속할 거야?
1. 아니. 나도 마무리하려고, 샤미아.
2. 다음 출진에 대비해서 부대 편성을 생각해 둬야 하거든.
3. 훗…… 넌 용병치고는 성실하군.
4. 희한한 존재야. 남 일처럼 말해서 미안하지만…… 열심히 해.
5. 맡겨 달라고 대답한다
6. 가끔은 도와 달라고 부탁한다
7. 그래, 맡겨 줘. 그게 내 역할이니까.
8. 뭐, 도저히 손이 모자라면 말해 줘.
9. 그렇게 생각한다면 도와줘도 되는데?
10. 내 역할이지만, 꼭 혼자서 해야 하는 일도 아니니까.
11. 그렇네. ……그럼, 다음에 내가 한가할 때 얘기해 줘.
12. 어, 그래도 돼? 역시 샤미아야.
13. 그나저나, 당신은 나이에 비해 참 침착한 것 같아……
14. 이렇게 대화만 나눠 봐도, 항상 여유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품위마저 느껴져.
15. 품위는 좀 아니지. 그런 말은 더 높은 사람들한테나 해.
16. 나는…… 남에게 흥미가 별로 없을 뿐이야. 용병 중에는 그런 녀석도 많잖아.
17. 뭐, 그건 확실히 그렇지……
18. 게다가 너도, 용병 중에서는 꽤 시원시원한 편인 것 같은데.
19. 계속 혼자서 활동해 온 건가? 어디 용병단에 소속되어 있었겠지?
20. 응, 여러 곳을 전전해 왔어. 제일 오래 있었던 용병단은……
21. 가장 마지막에 들어갔던 곳이야. 베를링 용병단이란 데였지.
22. 제랄트 용병단과 제대로 한 판 붙고 나 이외엔 다 죽어 버렸지만……
23. ……용병 일을 하는 녀석들은 항상, 많든 적든 무언가를 잃어.
24. 하지만…… 신뢰하던 동료의 죽음은, 힘들지.
25. 맞아…… 베를링 단장, 게츠, 레슬리……
26. 드물게 마음이 편한 용병단이었어. 함께 꿈을 좇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27. 네가 달관한 것처럼 보이는 건 그런 과거가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
28. 과거를 극복할 수 있는 자는 강하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해.
29. 음? 그렇다면 나보다 달관한 것처럼 보이는 샤미아도, 혹시……
30. 용병의 과거는 캐묻지 않는 법이야.
31. 하지만…… 다음에 기회가 되면, 알려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