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도, 없지?
……그 애는 있으려나.
- 야옹.
- 날 기다린 거야?
그래, 그래. 착하지……
- 오늘은 물고기를 가져왔어.
앗, 얘, 허겁지겁 먹으면 안 돼.
- 야옹, 냐아!
- 후후, 부족하다고?
그럼 또……
- 어라, 에델가르트씨.
이런 데서 만나다니 별일이네요.
- !? ……린하르트, 우연이네.
너야말로 이런 데서 뭐 해?
- 아니, 요즘 계속 밤새우느라 졸려서요.
바로 저기서 낮잠 자고 있었어요.
- 바로 저기서?
너, 혹시……
- 냐아!
- 어라, 고양이네요?
여기 사는 걸까요?
- 글쎄, 모르겠네.
나도 여기서 고양이를 보는 건 처음이라.
- 처음이요? 흐응, 그래요?
왠지 당신을 잘 따르는 것 같은데요.
- 그렇긴 하네.
……뭐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 아~ 고양이는 참 좋은 존재예요.
특히 사람들 가까이 사는 고양이.
- 그래?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 어, 그런가요?
이래 봬도 전 고양이한테 관심이 있는데요.
- 그 귀여움에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이래저래 보살펴 주고는 하잖아요?
- ……? 고양이는 그냥 귀엽기만 해서
보살핌을 받는 게 아니야.
- 쥐나 해충도 잡아 주고,
키우면 주인의 마음도 달래 주니까.
- 말하자면 서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도움을 주는 관계성을 쌓는 거지.
- 고양이가 그런 생각을 할까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게 아니고요?
- 자유롭게 살았더니 사람들이 알아서
좋게 평가도 해 주니……
- 고양이는 참 행복하겠어요.
먹을거리가 모자랄 일도 없고.
- 뭐, 그게 자유롭게 산 결과라고 해도
고양이에겐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니까.
- 그나저나, 린하르트. 네가 고양이에
일가견이 있다니 의외인걸.
- 혹시 키워 본 경험이 있는 거야?
그렇다면 알려 줬으면 하는 게……
- 고양이를 키워요? 그런 귀찮은 일을
제가 할 것 같아 보이나요?
- ……안 할 것 같아서 의외라는 건데.
- 그렇구나. 어쩐지 아까부터
이야기가 헛돈다 싶더라고요.
- 혹시, 에델가르트씨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건가요?
- 저는 계속 고양이처럼 살고 싶다는
얘길 한 거라…… 헛돌 만도 하네요.
- 응? 아, 그래.
……하아.
- 린하르트, 어떻게 사는지는 네 맘이야.
네 맘이지만……
- 누가 보살펴 주기를 원한다면
먼저 그에 걸맞은 일을 해야지.
- 애초에 너는 항상 그렇게……
- 아~ 아니, 그만하죠. 보세요, 폐하.
고양이가 폐하께 어리광 부리려나 봐요.
-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