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무도, 없지? ……그 애는 있으려나.
  2. 야옹.
  3. 날 기다린 거야? 그래, 그래. 착하지……
  4. 오늘은 물고기를 가져왔어. 앗, 얘, 허겁지겁 먹으면 안 돼.
  5. 야옹, 냐아!
  6. 후후, 부족하다고? 그럼 또……
  7. 어라, 에델가르트씨. 이런 데서 만나다니 별일이네요.
  8. !? ……린하르트, 우연이네. 너야말로 이런 데서 뭐 해?
  9. 아니, 요즘 계속 밤새우느라 졸려서요. 바로 저기서 낮잠 자고 있었어요.
  10. 바로 저기서? 너, 혹시……
  11. 냐아!
  12. 어라, 고양이네요? 여기 사는 걸까요?
  13. 글쎄, 모르겠네. 나도 여기서 고양이를 보는 건 처음이라.
  14. 처음이요? 흐응, 그래요? 왠지 당신을 잘 따르는 것 같은데요.
  15. 그렇긴 하네. ……뭐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16. 아~ 고양이는 참 좋은 존재예요. 특히 사람들 가까이 사는 고양이.
  17. 그래? 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는데.
  18. 어, 그런가요? 이래 봬도 전 고양이한테 관심이 있는데요.
  19. 그 귀여움에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이래저래 보살펴 주고는 하잖아요?
  20. ……? 고양이는 그냥 귀엽기만 해서 보살핌을 받는 게 아니야.
  21. 쥐나 해충도 잡아 주고, 키우면 주인의 마음도 달래 주니까.
  22. 말하자면 서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도움을 주는 관계성을 쌓는 거지.
  23. 고양이가 그런 생각을 할까요?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게 아니고요?
  24. 자유롭게 살았더니 사람들이 알아서 좋게 평가도 해 주니……
  25. 고양이는 참 행복하겠어요. 먹을거리가 모자랄 일도 없고.
  26. 뭐, 그게 자유롭게 산 결과라고 해도 고양이에겐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이니까.
  27. 그나저나, 린하르트. 네가 고양이에 일가견이 있다니 의외인걸.
  28. 혹시 키워 본 경험이 있는 거야? 그렇다면 알려 줬으면 하는 게……
  29. 고양이를 키워요? 그런 귀찮은 일을 제가 할 것 같아 보이나요?
  30. ……안 할 것 같아서 의외라는 건데.
  31. 그렇구나. 어쩐지 아까부터 이야기가 헛돈다 싶더라고요.
  32. 혹시, 에델가르트씨는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건가요?
  33. 저는 계속 고양이처럼 살고 싶다는 얘길 한 거라…… 헛돌 만도 하네요.
  34. 응? 아, 그래. ……하아.
  35. 린하르트, 어떻게 사는지는 네 맘이야. 네 맘이지만……
  36. 누가 보살펴 주기를 원한다면 먼저 그에 걸맞은 일을 해야지.
  37. 애초에 너는 항상 그렇게……
  38. 아~ 아니, 그만하죠. 보세요, 폐하. 고양이가 폐하께 어리광 부리려나 봐요.
  39.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