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아~
- 어머, 베르나데타……
편지 보는 거야? 어머니에게서 온 건가 보네.
- 앗, 에델가르트씨.
맞아요. 제도에 계신 어머니가.
- ……근데 어떻게 아신 거예요?
설마 베르한테 오는 편지를 감시하시나요오오!?
- 너에게 달리 편지를 보낼 만한 사람이
또 있어?
- 그야 있죠! 그러니까, 어디 보자……
- ……베, 베르한테 편지 보내 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오오오오!
- 친구도 친척도 없고……
베르는 외톨이예요……
- 진정해, 베르나데타.
친구는 있잖아.
- 그저 전우로서 같은 군에 소속된 몸이라
편지를 보낼 필요도 없을 뿐이지.
- 그, 그런가요!
그럼 다행이네요!
- 그리고 어머니가 정기적으로 편지를
보내 주시잖아? 내가 부러울 정도인걸.
- ……맞다, 에델가르트씨의 부모님은……
베, 베르가 배가 불렀었네요……
- 괜찮아. 건강하신 어머니에게 감사하며
꼭 답장도 써 드려.
- 네, 늘 엄청 많이 쓰고 있어요!
- 그러고 보니 너희 아버지……
발리 백작에게서는 연락 없어?
- 남방 사교로서 가르그 마크에 부임해서
환경도 많이 바뀌었을 텐데.
- 없었지만…… 어머니의 편지에
근황이 쓰여 있었어요.
- 어머니가 아버지를 따라간 시종에게서
상황을 전달받았나 봐요.
- 『중앙 교회의 자객을 두려워해,
로비 3층에 계속 틀어박혀 있는 것 같다.
- 일 때문에 밖으로 끌려 나올 때도
반쯤 미쳐서 저항한다』고……
- ……어디선가 들었던 얘기네.
- 그런가요? 아, 그래도
틀어박혀 지내는 건 베르와 같네요.
- 넌 예전에 비하면 그리 틀어박혀 지내진
않는 것 같은데……
- 사관학교 시절엔 꽤 극단적인 생활을
했었으니까.
- ……그렇게 차이가 나나요?
으음, 스스로는 잘 모르겠는데요.
- 어쩌면 제가 만나기 싫어했던
아버지가 틀어박혔단 말을 듣고……
- 그럼 베르는 안 틀어박혀도 되지 않나……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 후훗, 저주 같은 게 풀렸다고도
볼 수 있겠네. 나도……
- 에델가르트씨도? 뭔가요?
-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 엥, 뭔데요?
신경 쓰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