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오폴트 폰 베르그리즈에게
결투를 신청합니다……
- ……지정 시각, 장소에서 기다리겠습니다.
페트라 맥네어리』
- ……!
- 여어, 아버지라면 안 올 거야.
- 카스파르, 입니까.
……어째서.
- 네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말이야,
아버지한테 전해지기 전에 내가 막았거든.
- 그러니, 아버지는 모르고 계시지.
- ……왜, 방해하다, 합니까?
당신, 무슨 권리, 있습니까?
- 그런 건 없어.
하지만, 네가 죽진 않았으면 좋겠어.
- 아무리 너라도 아버지랑 싸웠다간
목숨을 잃을 게 뻔하잖아!?
- ………………
- 그럼, 대신, 목숨, 받겠습니다!
카스파르 폰 베르그리즈!
- 뭐!?
……이런! 크악!
- ………………
- ……이봐. 왜 물러서는 거야.
어째서 목숨을 끊지 않았지?
- ……당신, 죽인다, 무의미합니다.
- 아버지 대신 내 목숨을 받겠다고 했었잖아!
- 저, 감정, 제어하다, 할 수 없습니다.
없었습니다. 그뿐입니다.
- 그럼……!
아직도 아버지를 노린다는 거야!?
- 어떻게, 생각합니까?
- 어떻게라니…… 나야 모르지.
아버지가 원수인 거잖아?
- 용서할 수 없다면, 증오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겠지.
- 물론 나는 안 했으면 좋겠어.
할 수 있는 한 막아는 볼 건데……
- ……저, 이미, 브리기트 왕, 입니다.
사정, 있다, 그렇기에, 공표하지 않았습니다.
- 왕, 사적인 원한, 움직임, 안 된다, 실격입니다.
- 페트라가, 왕위에……!?
그런데 왜 아버지에게 결투 같은 걸……
- 모르겠습니다.
저, 자신을, 잃다, 처음이니까.
- 왕이 된다고 해도 감정은 없어지지 않아.
너무 참다가 터져 나와 버린 거 아냐?
- 솔직히, 난 상상이 안 가지만……
그런 거라면, 알 것 같기도 해.
- ………………
- ……알겠어.
역시 내가 상대가 되어 줄게.
- 그러니까, 그것, 무의미……
- 그게 아니라. 나를 감정을 쏟아낼
상대로 쓰라는 이야기야.
- 증오를 주체할 수 없다면 얼마든지 나를
쓰러뜨려. 충동이 생긴다면 싸워 줄게.
- 나는 너와 동료로 있고 싶어.
그러니까 부탁할게.
- ………………
동료, 감정, 쏟아내다, 입니까.
- 대답, 지금,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의
제안, 감사, 합니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 ……! 그래, 생각해 봐!
나는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