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봐, 고민 같은 건 좀 나중에 해.
식사할 때 정도는 식사에 집중하라고.
- 그래…… 그래야지. 미안하다.
- 흥, 어차피 교단 병력을 어떻게 움직일지,
올겨울을 어떻게 날지 같은 생각을 한 거지?
- 그런 문제를 혼자 해결하려 들지 마.
신하가 생각하게끔 하는 것도 왕의 일이다.
- 그러는 넌 어떤데? 영내 통치를
숙부에게 위임했다고 들었는데.
- 당연히 통치 방침에 대한 일이 생기면,
그때마다 영지로 돌아가 얘기하고 있지.
- 어머니는 건강하시고? 집안 문제는 다
떠맡아 주고 계신다던데.
- 원래 그런 일은 잘하는 분이셔. 오히려
자기가 나설 때라며 의욕에 불타고 계실 거다.
- 지금은 어머니도 바쁘게 지내시는 편이
더 마음 편하시겠지만…… 신경 써 드려라.
- 쳇…… 남 걱정만 하지 말고 가끔은
본인 일이나 좀 신경 쓰지 그래.
- 내 일이라고 해 봐야…… 아, 그러고 보니
기사단이 합동 훈련을 하고 싶다고……
- 하아…… 아니다, 됐다.
옛날부터 넌 그런 놈이었으니까……
- 어차피, 그렇게 자신을 옥죄지 말아라……
같은 소리는 해 봤자 듣지도 않겠지, 네놈은.
- ……이 싸움에 패배는 용납되지 않으니까.
왕국을 지키기 위해서도…… 복수를 위해서도.
- 사건의 실마리를 쥔 자들에게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는 느낌은 들어.
- 음모를 알고서도 방치한 자들이나
하수인과 결탁한 자들은 처벌했어……
- 하지만 그걸로는 아직 모자라.
난…… 죽어 마땅한 자들을 죽여야 해.
- ……거의 입버릇처럼 되었군.
복수하고 나면 넌 어쩔 건데.
- ……모르겠어. 그들의 탄식이 멈추고,
원한을 풀 수 있다면, 난 그것으로 만족해.
- ………………
- 이봐…… 펠릭스.
너도 날 원망해?
- 그날 그렌은 내 눈앞에서 죽었어.
구하지 못했으니…… 죽인 거나 마찬가지였지.
- 로드릭도…… 내가 "잿빛 악마"를
미리 처리해 두었다면……
- 그렇다고 널 원망하는 건 이치에 안 맞지.
네가 죽인 것도 아니잖아.
- 그들은 널 위해 죽어 준 게 아니야.
의지를 관철하고자 죽은 거지. 우쭐대지 마.
- 목숨을 버리며 관철해야 하는 의지 따윈 없어.
그러면서까지 지켜야 할 가치가, 내 목숨엔……
- 그만하자, 밥 다 식겠다. 쓸데없는 생각을 할
시간이 있으면 얼른 먹기나 해.
-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