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꺄아악!?
- 이런…… 물러서, 아네트!
- 하아…… 위, 위험할 뻔했네요, 폐하……
물을 준비해 둬서 다행이에요……
- 그러게, 미안해…… 나 때문에……
역시 익숙하지 않은 일은 하는 게 아니었어.
- 아뇨, 마법으로 적당히 불을 붙여 달라고
말한 건 저인걸요……
- 어쩔 수 없지…… 너도 내 솜씨가
이렇게까지 엉망일 줄은 몰랐잖아.
- 작은 폭발로 그쳐서 다행이지만
불이 퍼졌으면 대참사가 일어났겠어……
- 무사히 불은 꺼졌으니
그렇게 마음 쓰실 필요는 없어요.
-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긴 한데……
네가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 예전부터 마법엔 소질이 없었거든.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그랬으니, 당연한 걸 수도 있지만.
- 아하하, 솔직히 폐하는 마법보다 검이나
창으로 싸우는 편이 빠를 것 같기는 해요.
- 하지만 어릴 적엔 마법을 배워 보려고
생각한 적도 있기는 해.
- 옛 친구가 곧잘 마법을 보여 줘서……
난 그런 그녀가 늘 부러웠거든.
- 기왕이면 왕도에 마도학원도 있으니
다녀 보셨으면 좋았을 텐데요.
- 그렇게 쉽게 다닐 수 있는 곳도 아니잖아.
거긴 재능 있는 자들이 배우는 곳이니까.
- 왕도에서 학원 학생들을 볼 때마다 내게도
마법의 재능이 있었다면, 하고 생각했어.
- 그러셨군요……
그럼 이제부터 제가 가르쳐 드릴까요?
- 이제부터……?
- 네! 저, 왕도로 돌아온 후엔 학원에서
일을 돕기도 했었는데……
- 거기서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마법을 가르쳐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 특히 마법을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에게
마법과 어울리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요.
- 그렇군, 그거 좋은 생각이네.
꼭 내가 너의 첫 번째 학생이 되게 해 줘.
- 아까 내가 그런 것처럼, 마법이 폭발해서
사고로 이어졌단 얘기도 가끔 들리고 하니까……
- 네 꿈은 분명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거야.
- 아하하…… 그렇게까지 말해 주시니
어쩐지 조금 부끄럽네요.
-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에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 ……자 그럼! 폐하, 바로 아까 썼던
불꽃 마법으로 연습해 볼까요?
- 또 그 마법을 쓰라고?
망설여지는데, 괜찮을까……
- 불꽃 마법은 가장 기본적인 마법이에요.
마력을 압축해서 맞부딪치게 만드는 느낌으로!
- 우선 양손에 마력을 집중시키고……
- 집중……? 그렇군, 이렇게……?
- 으음…… 그렇게까지 조심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물도 길어다 놨으니……
- 아니, 조심하려고 한 건 아닌데……
그렇다면 좀 더 마력을…… 음!?
- 꺄아악!?
폐, 폐하!? 괜찮으세요!?
- 윽…… 미안하다, 아네트.
아무래도 갈 길이 멀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