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우…… 너무 늦어졌네. 다른 길로 샐 생각은 없었는데……
  2. ……지금 돌아왔나. 늦었군.
  3. 앗, 두두. 걱정했어? 미안.
  4. 아니…… 거리에 나갔다고 들었다만.
  5. 응. 물자를 사러 나갔는데 오는 길에 이게 잔뜩 피어 있길래 그만.
  6. 이 꽃은……
  7. 상처약의 재료로도 쓰이는 꽃인데. 상처에 잎을 붙여도 잘 듣지만……
  8. 이걸 술에 절여 즙을 내면 그걸로 엄청 좋은 고약을 만들 수 있거든.
  9. 뭐, 백마법을 쓸 수 있다면 그편이 더 손쉬울 수도 있겠지만.
  10. ……그래? 잘 아는군.
  11. 옛날에 로나토님이 잘 아셨어. 난 살짝 주워들은 정도고.
  12. 로나토 경이?
  13. 응. 방에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었거든. 식물도감 같은 것도 있었지.
  14. 그분은 꽃을 좋아하셔서, 가스파르성에도 조그마한 약초원을 만드셨었어.
  15. 그러고 보니 두두도 꽃을 키우는 걸 좋아했지?
  16. 가르그 마크에 있을 적엔 곧잘 온실의 꽃에 물을 주던 것 같던데.
  17. ……맞아. 약에 대한 지식은 없었지만.
  18. 그렇구나. 꽃을 키우기 위한 지식과 약초의 지식은 다른 거겠지……
  19. ……하지만 그런 내가 봐도 대수도원의 온실은 보물 창고 같았다.
  20. 앗, 그건 나도 동감이야. 가스파르성의 약초원에는 없던 꽃이 많이 있더라.
  21. ……그 약초원이라는 곳도 언젠가 보고 싶군.
  22. 다음에 가 보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은 내 동생들이 관리하고 있을 거야.
  23. ……그래.
  24. 그나저나…… 로나토 경이 약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니, 의외로군.
  25. 로나토님은 예전에 루퍼스님의 시종으로 지내셨던 적도 있었던 모양이라……
  26. 어쩌면 그때 왕도나 근처 수도원 같은 곳에서 공부하셨던 건지도 몰라.
  27. ……그럴 수도 있겠군.
  28. ……아, 미안. 이야기가 길어졌네. 나, 슬슬 식량고 사람이랑 얘기 좀 하고 올게.
  29. ……그래.
  30. ……약초라.
  31.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