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우…… 너무 늦어졌네.
다른 길로 샐 생각은 없었는데……
- ……지금 돌아왔나. 늦었군.
- 앗, 두두.
걱정했어? 미안.
- 아니…… 거리에 나갔다고 들었다만.
- 응. 물자를 사러 나갔는데
오는 길에 이게 잔뜩 피어 있길래 그만.
- 이 꽃은……
- 상처약의 재료로도 쓰이는 꽃인데.
상처에 잎을 붙여도 잘 듣지만……
- 이걸 술에 절여 즙을 내면 그걸로
엄청 좋은 고약을 만들 수 있거든.
- 뭐, 백마법을 쓸 수 있다면 그편이
더 손쉬울 수도 있겠지만.
- ……그래? 잘 아는군.
- 옛날에 로나토님이 잘 아셨어.
난 살짝 주워들은 정도고.
- 로나토 경이?
- 응. 방에 다양한 책들이 꽂혀 있었거든.
식물도감 같은 것도 있었지.
- 그분은 꽃을 좋아하셔서, 가스파르성에도
조그마한 약초원을 만드셨었어.
- 그러고 보니 두두도
꽃을 키우는 걸 좋아했지?
- 가르그 마크에 있을 적엔
곧잘 온실의 꽃에 물을 주던 것 같던데.
- ……맞아.
약에 대한 지식은 없었지만.
- 그렇구나. 꽃을 키우기 위한 지식과
약초의 지식은 다른 거겠지……
- ……하지만 그런 내가 봐도
대수도원의 온실은 보물 창고 같았다.
- 앗, 그건 나도 동감이야. 가스파르성의
약초원에는 없던 꽃이 많이 있더라.
- ……그 약초원이라는 곳도
언젠가 보고 싶군.
- 다음에 가 보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은 내 동생들이 관리하고 있을 거야.
- ……그래.
- 그나저나…… 로나토 경이
약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니, 의외로군.
- 로나토님은 예전에 루퍼스님의 시종으로
지내셨던 적도 있었던 모양이라……
- 어쩌면 그때 왕도나 근처 수도원 같은 곳에서
공부하셨던 건지도 몰라.
- ……그럴 수도 있겠군.
- ……아, 미안. 이야기가 길어졌네.
나, 슬슬 식량고 사람이랑 얘기 좀 하고 올게.
- ……그래.
- ……약초라.
-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