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나 참…… 바보 같은 짓을 다 한다. 병사끼리의 싸움에 끼어들기나 하고.
1. ………………
2. 설마 그대로 난투극을 벌이다니…… 너도 아직 꼬맹이였구나, 펠릭스.
3. 자칫하면 프랄다리우스 공작가의 명성이 실추될 뻔했어. 게다가……
4. 널 공작으로 임명한 폐하에게까지 괜한 악평이 생길 수도 있었다고.
5. ……알아.
6. 정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것치고는 엄청 불만 있어 보이는데.
7. 쳇…… 너한테 설교를 듣자니 열받아서 그런다. 넌 항상 설교를 듣는 쪽이었잖아.
8. 무슨 소리야. 너도 어릴 적부터 설교 듣는 쪽이었잖아.
9. 난 매번 네 흉계에 휘말렸을 뿐이다, 멍청아.
10. 엥, 그런가…… 뭐, 아무렴 어때. 그래서? 왜 또 그런 소동을 일으킨 거야?
11. ……별거 아냐. 끼어든 이상 물러설 수 없었던 것뿐이야.
12. 조심 좀 하자. ……나 참, 목에도 멍이 들었잖아.
13. 공작 각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앞으로 퍼거스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14. 나 없이도 잘 돌아갈 거라고는 하지 않겠다만, 전장에서 죽을 가능성은 항상 생각하고 있어.
15. 아니, 야…… 지금 네가 죽으면 퍼거스는, 그리고 폐하는 어떻게 되겠어?
16. 안 그래도 폐하는 할 일이 많은데. 게다가 전부 혼자 처리하려는 성격이잖아.
17. 제국과의 전쟁, 포드라 외부의 적과의 싸움, 국내 정치에 여러 제도의 개혁까지……
18. 너 같은 녀석이 옆에 있어 주지 않으면 도저히 안 돌아갈 거라고 보는데.
19. 뭘 남 일이라는 듯이 말하는 거야?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20. 언젠가 고티에 변경백의 적자로서 집안을 이어야 할 것 아니야. 자각은 있어?
21. 그럼, 그럼. 자각도 있습니다요. 이 청렴결백한 행실이 그 증거지. 어때!
22. 청렴결백이라. 뭐, 듣고 보니 조금은 평소 행실이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만……
23. 뭐야. 안 어울리게 말이 시원찮네. 이럴 땐 좀 더 이렇게, 칭찬을 해 줘야지.
24. 흥. 칭찬이고 자시고, 갓난아기가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잖아.
25. 네가 아무리 대단한 소리를 하면서 지금까지의 소행을 뉘우친다 한들……
26. 그 정도로 쉽게 씻을 수 없을 만한 전과가 있다는 건 알아 둬라.
27. 으윽. 여전히 신랄하구나…… 뭐, 너답다면 너답기는 하다만.
28. ……뭐, 화가 나긴 해도 네 말대로 이번엔 내가 좀 경솔했다.
29. ……그것만큼은 반성하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