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차, 영차……
  2. ……휴우. 메르세데스, 거기 있는 여물 좀 가져다주시겠습니까?
  3. 으, 응……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줘……
  4. 아, 무리하진 마세요! 역시 제가 하겠습니다……
  5. 하아…… 어떻게 잘 끝났네~ 미안, 결국 떠맡기기만 해서……
  6.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메르세데스에겐 평소에도 신세를 지고 있기도 하고……
  7. 무엇보다 말 돌보기는 익숙하니까요.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8. 후훗, 갈라테아가는 정예 천마 기사단으로 유명하니까.
  9. 네. ……그렇다곤 해도, 천마는 유지비가 많이 들어서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10. 어릴 적엔 오빠들과 함께 천마나 말을 돌보곤 했어요.
  11. 그러고 보니 잉그리트에겐 오빠가 있었지~
  12. 네. 큰오빠는 갈라테아령에서 아버지 보좌를…… 작은오빠는 기사로서 다른 가문을 섬기고 있죠.
  13. 남매가 같이 말을 돌봐 주다니 사이가 무척 좋았구나. 멋져라~
  14. 하지만 나이 차이가 있어서 같이 논 적은 거의 없었어요.
  15. 특히 큰오빠는 무척 엄격한 사람이라 제가 말을 타고 야산을 돌아다니면……
  16. 「그렇게 위험한 짓은 하지 마라.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된다」
  17. ……라며 아버지랑 둘이서 꾸짖었죠. 뭘 해도 숨 막히는 어린 시절이었어요……
  18.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집안에서 유일한 문장 보유자였으니 다들 걱정할 만도 했지만요.
  19. 그래? 문장이 있어서 소중히 여겼다기보단……
  20. 네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랐던 것 같은데~
  21. 게다가 나이 차이도 크게 났다며~? 분명 걱정돼서 내버려 둘 수가 없었을 거야.
  22. 과연 그럴까요……? 아니, 결코 사이가 나빴던 건 아닙니다만.
  23. 문장이 없었어도 네 오빠들은 널 소중히 여겼을 거야.
  24. 난 지금도 동생을 돌봐 주고 싶을 정도라서 그 마음은 잘 알지~
  25. 나도 어릴 적엔 곧잘 동생을 돌보곤 했기 때문에 그 마음은 잘 알아~
  26. 납득이 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과보호할 것까진……
  27. 어머나. 자꾸 삐딱하게 구는 애한텐 이렇게 해 줘 버린다~
  28. 메, 메르세데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제 머리를 쓰다듬고……
  29. 후훗, 오늘은 내가 오빠들 대신 잉그리트를 귀여워해 주려고.
  30. 무, 무슨 말씀이세요, 메르세데스! 자, 이제 그만 쉬고 돌아가죠!
  31. 후훗, 그래.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