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차, 영차……
- ……휴우. 메르세데스,
거기 있는 여물 좀 가져다주시겠습니까?
- 으, 응…… 알았어~
잠깐만 기다려 줘……
- 아, 무리하진 마세요!
역시 제가 하겠습니다……
- 하아…… 어떻게 잘 끝났네~
미안, 결국 떠맡기기만 해서……
-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메르세데스에겐
평소에도 신세를 지고 있기도 하고……
- 무엇보다 말 돌보기는 익숙하니까요.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 후훗, 갈라테아가는
정예 천마 기사단으로 유명하니까.
- 네. ……그렇다곤 해도, 천마는 유지비가
많이 들어서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만.
- 어릴 적엔 오빠들과 함께
천마나 말을 돌보곤 했어요.
- 그러고 보니 잉그리트에겐
오빠가 있었지~
- 네. 큰오빠는 갈라테아령에서 아버지 보좌를……
작은오빠는 기사로서 다른 가문을 섬기고 있죠.
- 남매가 같이 말을 돌봐 주다니
사이가 무척 좋았구나. 멋져라~
- 하지만 나이 차이가 있어서
같이 논 적은 거의 없었어요.
- 특히 큰오빠는 무척 엄격한 사람이라
제가 말을 타고 야산을 돌아다니면……
- 「그렇게 위험한 짓은 하지 마라.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된다」
- ……라며 아버지랑 둘이서 꾸짖었죠.
뭘 해도 숨 막히는 어린 시절이었어요……
-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집안에서 유일한
문장 보유자였으니 다들 걱정할 만도 했지만요.
- 그래?
문장이 있어서 소중히 여겼다기보단……
- 네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랐던 것 같은데~
- 게다가 나이 차이도 크게 났다며~?
분명 걱정돼서 내버려 둘 수가 없었을 거야.
- 과연 그럴까요……?
아니, 결코 사이가 나빴던 건 아닙니다만.
- 문장이 없었어도 네 오빠들은
널 소중히 여겼을 거야.
- 난 지금도 동생을 돌봐 주고 싶을 정도라서
그 마음은 잘 알지~
- 나도 어릴 적엔 곧잘 동생을 돌보곤
했기 때문에 그 마음은 잘 알아~
- 납득이 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과보호할 것까진……
- 어머나. 자꾸 삐딱하게 구는 애한텐
이렇게 해 줘 버린다~
- 메, 메르세데스? 왜 그러세요?
갑자기 제 머리를 쓰다듬고……
- 후훗, 오늘은 내가 오빠들 대신
잉그리트를 귀여워해 주려고.
- 무, 무슨 말씀이세요, 메르세데스!
자, 이제 그만 쉬고 돌아가죠!
- 후훗, 그래.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