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클로드.
- 왜 그래? 힐다.
- 요새 회의만 계속하는 것 같아~
게다가 길어지는 회의뿐이고.
- 질린 거야?
확실히 나도, 조금 지치긴 해.
- 하지만, 레스터 제후 동맹은 모습을 바꿔
레스터 연방국이 됐잖아.
- 틀을 완전히 바꾸자는 건 아니지만,
회의를 통해 바꿀 수밖에 없는 일도……
- 지금은 많을 수밖에 없단 건, 잘 알잖아?
- 이미 충분히 알고 있지~
원탁 회의보다 힘든 것 같아.
- 설마 그 클로드가 국왕 같은 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어서……
- 뭐라고 해야 하나, 좀 신기해.
- 모두에게서 여러모로 의견을 들었거든.
그러다 나온 결론이 이거였어.
- 이런 난세에 원탁 회의로는 대응하기 힘드니,
강렬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거지.
- 무슨 말인지는 알지만, 애초에
레스터에 국왕이 있다는 느낌이……
- 이상하다고 해야 하나,
근질근질하다고 해야 하나……
- 기분은 이해해. 하지만 나는 왕으로서,
해야 하는 일을 할 뿐이야.
- ……있지, 클로드.
이게 네가 하고 싶은 일이었어?
- 레스터의 왕에 클로드가
오르는 것?
- ………………
- 클로드는 더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오히려 누군가에게 왕 지위도 넘겨 버리고……
-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전부 다
해낼 것 같은, 그런 사람처럼 보였거든.
- 지금의 클로드는, 입장이나 책임에
꽁꽁 얽매여 있는 것처럼 보여.
- 아니, 나는 「왕」이 되고 싶었어.
그건 확실해.
- 하지만, 너한테 그렇게 보이는 줄은 몰랐네.
힐다……
- 그야, 클로드는 혼자가 아니잖아.
우리가 옆에 있는데.
- 그런데도, 혼자서 왕이 되었으니까……
혹시 우리가 거치적거려?
-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왕이 되기로 한 건
너희가 있기 때문이야.
- 너희라면 날 지탱해 줄 거다.
그렇게 생각해서 이 자리에 오른 거지.
- ………………
- 그렇게 생각한다면,
좀 더 의지해 줬으면 하는데~?
- 이래 보여도 나,
꽤 믿음직한 성격인 거 알아?
- ……알았어.
좀 더 의지하도록 할게.
- 나로서는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나 보다.
- 많이 부족해~
의지하기의 고수, 힐다를 본받는 게 어때?
- 그래, 본받도록 하지. 거기에 관해서는
힐다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