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어! 공무 끝내고 돌아오는 길인가?
황제 폐하는 바빠서 큰일이구만.
- 그래, 고마워.
………………
- 왜 그래? 나를 빤히 쳐다보고……
……! 설마!
- 발타자르…… 절대 그럴 일 없으니까
이상한 착각은 하지 마.
- 그저…… 정말 유혹하지 않는구나 싶어서
조금 다시 봤을 뿐이야.
- 휴베르트에게 듣기로는 너무나도
심각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의외였거든.
- 그야 그렇겠지.
하지만 내가 유혹하지 않겠다고 했잖아.
- 내 말을 더 믿어 줬으면 하는
생각은 드는군.
- 그건 미안하게 됐어.
- 하지만, 지금까지 안 했다 뿐이지
앞으로도 안 한다는 보장은 없잖아?
- 하긴. ……그런데, 나에게 있어서
정말로 너는 유혹할 대상이 아니야.
- 너는 너무 머리가 좋고 섬세해.
게다가 지위도 높지.
- 내가 넘볼 수 없는 여자야.
- 뭐라고 해야 하나……
반응하기 힘든 평가네.
- 그런데 유혹하려면 그렇지만
고용되기에는 괜찮은 상대지.
- 돈도 잘 나오고 제국군과 같이 있으면
날 추적하는 녀석들도 접근할 수 없으니까.
- 네가 이상한 자들을 끌고 오는 바람에
진지 방어에 영향이 생겨서 큰일이야.
- 그럼 그냥 내버려 둬도 되는데?
- 내가 그렇게 믿음직하지 못한 남자로 보여?
내 몸 정도는 내가 지킬 수 있어.
- 너의 그 현명함이나 동료를 배려하는 마음은
나 말고 다른 녀석들을 위해 쓰도록 하라고.
- ……확실히 그렇게 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긴 하겠지.
- 하지만 난 그렇게 현명한 사람이 아니야.
스스로 정한 것은 지키려 할 뿐이지.
- 스스로 정한 것?
- 내 길은, 포드라를 정복하는 길.
따르지 않는 자는 배제하는, 싸움의 길이야.
- 그렇기에 나와 뜻을 같이하는 자,
나를 따르는 자, 나를 믿는 자를……
- 나는 절대 버리지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한, 지키고 싶어.
- 그게 빚투성이에 호색한인
답이 없는 용병이라도 말이지.
- 어이, 중간까지는 좋은 이야기였는데
갑자기 마무리가 너무한데, 너.
- 뭐 괜찮아. 네가 그럴 생각이라면
나도 이런 입장을 감수해야지.
- 이만큼 몸 쓰는 보람이 있는 고용주는
아무리 찾아도 찾기 힘들 테니까.
- 후훗, 계속 그렇게 생각하도록
나도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네.
- 그럼, 나는 가 볼게.
작전 회의에는 나와야 한다?
- ……어이쿠, 큰일 날 뻔했네.
하마터면 유혹하고 싶어질 뻔했어.
- 휴베르트 녀석만 없었다면
가볍게 접근할 것 같은데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