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별일이네.
전술 교본을 읽고 있는 거야?
- 게다가 그 책……
설마 사관학교 시절이 그리워서?
- ……그리워할 만한 과거가 아니다.
- 글쎄. 실력 있는 무술 사범으로서
당신은 의외일 만큼 존경받았지.
- 우리 반의 담임으로 와서
많은 역할을 할 예정이었는데……
- 사관학교가 금방 휴교하게 되었으니.
그래도 최소한의 공적은 세웠지.
- ………………
- ……여전히 과묵한 사람이네, 당신은.
-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하면 조금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것 같지만.
- ………………
- 그 침묵은 '알 필요 없다'
라는 뜻이겠지.
- 정말 당신다워, "에밀".
- ………………
- 그 이름으로…… 날 부르지 마라.
- ……에밀 폰 바르텔스는,
이미 죽은 사람이다?
- 바르텔스가의 사람들을 모조리 참살한 혐의로
추격자에 의해 토벌되었다.
- ……그랬어야 했다.
- 정말 그래야 하는 걸까.
나는 납득할 수 없었어. 그래서……
- 당신은 살아 있는 거야.
프륨가의 적자, 예리차 폰 프륨으로서.
- 그리고 "사신기사"로서도. 모두 다
나의 길을 가는 데 없어선 안 될 인물들이지.
- ……그 마성의 힘까지 탐내는 건가.
탐욕스러운 사람이군……
- 녀석의 갈증은…… 영원히 채워지지 않는다.
베면 벨수록 인간이 아니게 되지……
- 후훗……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사신"이야말로 탐욕스러운 자인 것 같은데.
- 언젠가, 그 칼날이 나를 향할 날이
올 수도 있겠네.
- ……황제는, 나의 주인이다.
지금은 말이지.
- 녀석에게 사냥터를 제공해 준 것은……
감사하고 있다. ……너를 베지는 않아.
- 감사고 뭐고, 처음부터 그런 계약이었잖아.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도록 말이야.
- 앞으로도 힘을 빌려줘.
당신도, "사신"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