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차……
- 어라, 힐다.
뭐 하고 있어?
- 보면 알잖아~
비품 정리 중이야.
- 아니, 엄청 보기 드문 일이라 못 믿겠어서.
네가 하는 일이던가, 그거?
- 그건 아닌데, 담당하던 사람이 다쳐서,
내가 대신하는 거야~
- 흐응……
항상 남한테 대신시키는 네가 말이지.
- 잠깐, 오해는 하지 말아 줄래~?
나는 대신해 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 상대방이 하고 싶다고 하니까,
맡기는 것뿐이라구~?
- 과정이야 어떻든, 결과가 똑같으니까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
- 그래도, 네가 귀찮아하지 않고 다친 사람을
대신하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해.
- 아, 나는 안 도울 거야. 지금은 휴식 중이고,
너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 그건 사과할게.
네 눈이 도우라고 말하는 것 같았거든.
- 하긴, 잡담할 여유가 있으면 돕든가~
하고 생각하긴 했지~?
- 휴식 중인 사람한테 일을 부탁할 정도로,
나도 뻔뻔하지는 않아~
- 휴식의 중요함을 이해해 주다니 기쁜걸.
터무니없는 소릴 하는 사람도 있거든.
- 「휴식? 마침 잘됐네, 여기 좀 도와~」 하면서.
- 왜 휴식 시간이 훈련 시간과 업무 시간이랑
구분되어 있는지 알긴 하는 걸까……
- 휴식하기 위해서인데 말이야……
- 아하하…… 확실히 휴식은 중요하지~
근데 린하르트의 경우에는……
- 항상 휴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그런 말을 듣는 이유지 않을까?
- 수면은 휴식에 포함되지 않는데,
그렇게 생각 안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
- 뭐? 자는 건 휴식으로 안 치는 거야~?
- ……상당히 유감이야.
너와는 서로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 또 그런다. 린하르트도 참,
과장이 심하다니까~
- 그나저나, 문득 생각났는데……
- 다쳤다던 창고 담당자 말이야, 혹시 아침에
물자 집적소에서 짐을 운반하던 사람이야?
- 응, 맞아. 나 대신 해 주겠다고
하길래 부탁했었거든~
- 그 일로 허리를 다쳐서, 창고 정리가
힐다의 일이 되어 돌아온 거구나……
- 네가 일하는 이유가 이제 납득이 되네.
그럼, 잘 자.
- ……뭔~가 거슬리는 말투인데?
좀 거만하다고 해야 하나…… 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