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 여기에 두고……
- 안녕, 힐다.
또 비품 정리하고 있구나.
- 맞아~
이제 엄청 보기 드문 광경은 아니지~?
- 음, 그러네.
그건 그거대로 나로서는 유감이지만 말이야.
- 어라~ 왜?
일하지 않는 동료가 줄어 버려서?
- 그렇지.
- 어, 진짜로?
- 그게, 그렇기는 한데……
자세히 설명하긴 귀찮으니까, 넘어갈래.
- 안 돼~
너무 의외라서 궁금하단 말이야.
- 나, 알고 있어. 린하르트가,
달리 일할 만한 사람이 없을 때는……
- 솔선해서 척척 일한다는 거.
그런데 왜 항상 귀찮다는 듯이 말하는 거야?
- 정확하게는, 필요한 일밖에 안 하는 동료지.
힐다도 그렇잖아?
- 자기 일을 떠넘길 때도, 상대방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다음에 넘기지 않아?
- 그러니까, 떠넘기는 게 아니래도.
- 다만, 대신해 주겠다는 상대가
무리해서 말을 꺼내는 건 아닌가……
- 하는 걸 확인하는 건
네 말이 맞긴 하지~
- 그렇지? 전에 서로 이해할 수 없다고
너한테 말했던 것 같은데……
- 그건 정정할게.
역시 너와는 서로 이해할 수 있겠다.
- 그래?
린하르트는 금방 기분 따라 말이 바뀌더라~
- 뭐 그런 이유에서, 필요한 일밖에 안 하는
동료였던 네가 일을 하다니 유감이야.
- 네가 괜히 일하면, 나 혼자만
게으름 피우는 것처럼 보여 버리잖아……
- 으응……?
- 그러니까, 나도 도와주도록 할게.
빨리 해치우고 쉬자.
- 어? 왜?
- 왜냐니, 아까부터 말했잖아.
나만 일하지 않는 건, 나한테 도움이 안 된다고.
- 무슨 뜻이야~?
- ……이젠 더 말하기도 힘든데,
설명 안 하면 안 될까?
- 안 되는 건 아니지만…… 듣고 싶어.
알려 주지 않을래?
- 어쩔 수 없네……
그게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서야.
- 너는 나랑 일을 나눠서 하니까 편해지고.
나는 게으르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고.
-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전보다
조금 더 일하게 되면, 그만큼 편해지겠지.
-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둘이서 같이
약간만 열심히 하자. 너랑 같이할게.
- 으~음, 그래.
뭐, 편해지는 거니까 괜찮으려나……?
- 뭔가 속아 넘어가는 기분이 들어서
석연치가 않은데~
- 뭐 어때. 자, 빨리 정리하고 잠이나 자자.
나는 벌써 졸리거든…… 후아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