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이~ 펠릭스!
지금부터 같이 근육 단련하러 갈까?
- ……조용히 해. 위치를 들키잖아.
- 미안, 사냥 중이었구나.
사냥감은…… 뭐, 뭐야, 저건!?
- 큰 멧돼지야!? 저런 건 처음 봤어!
사냥하면 고기 배 터지게 먹겠다!
- 이봐, 기다려. 준비도 없이 사냥할 상대가 아냐.
그에 걸맞은 장비를 갖추고 임해야……
- 그건 걱정할 필요 없어.
페트라에게 배운 기술이 있으니까.
- 그건 걱정 마.
내겐 이 주먹이 있으니까.
-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는데?
고기 친구인 네가 지시해 줘!
- 흐음…… 어중간한 각오로 덤볐다간
도리어 이쪽이 사냥당할 듯한 상대야.
- 멧돼지는 원래 경계심이 강한 짐승인데
보아하니 상처를 입은 모양이고……
- 우리를 알아채면 공격해 올 거다. 저 덩치로
돌진해 오면 다치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야.
- 응? 펠릭스, 어쩐지
싸운 적이 있는 듯한 말투인데?
- 몇 년 전 일이지만
저것과 비슷한 사냥감을 놓친 적이 있어.
- 오오! 네가 사냥에 실패하다니
말도 안 되는 괴물이었나 보네!
- ……블레다드가와 프랄다리우스가가
자주 함께 사냥을 나가곤 했거든.
- 어디 사는 누구는 썰매에도 다 못 실을 만큼
사슴이든 뭐든 잡아 왔었다만……
- 당시의 나는 사냥 중에 혼자서 그 멧돼지와
마주치는 바람에 달아나기에 바빴지.
- 그렇구나. 그래서 펠릭스는
디미트리를 멧돼지라고 부르는 거야?
- 흥…… 그때의 그 멧돼지는 아니지만
저걸 잡으면 조금은 후련해질 거다.
- ……? 뭐, 좋아.
그렇다면 나도 도울게!
- 물론 네 몫은 나눠 주겠다만
놈을 잡는 건 나야. 물러나 있어.
- ……너, 또 혼자서 덤비게?
그러다가 또 질 수도 있는데?
- 뭐?
- 혼자서는 못 이길 상대라도
둘이서라면 이길 수 있어. 몰라?
- 근거 없는 말이긴 해도……
듣고 보니 혼자보단 둘이 승산이 높긴 하겠군.
- 쳇, 들킨 건가.
어쩔 수 없지…… 공격하자, 라파엘.
- 나만 믿어어어!
내 주먹으로 박살 내 주마아아!
- 멍청아! 정면으로 맞서지 마!
넌 뒤로 돌아가라고!
- ……좋았어어어어! 잡았다!
어때, 잘했지!
- 그래…… 이렇게 쉽게 결판이 날 줄이야.
- 헤헷, 내 말이 맞지?
둘이서라면 이길 수 있다고 했잖아.
- 훗…… 뭐, 그래.
이렇게 친구와 힘을 합치는 것도 나쁘진 않군.
- 앗! 펠릭스,
드디어 날 친구라고 불러 주는구나!
- 훗…… 일단 사람을 부르러 가자, 라파엘.
이 녀석을 갖고 돌아가려면 일손이 필요하니.
- 앗! 같이 가, 펠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