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어, 아네트양. 안녕. 오늘도 넌 발랄하고도 가련한 꽃 같구나.
  2. ……………… ……안녕, 로렌츠!
  3. 아네트양? 갑자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무슨 일 있었어?
  4. 딱히…… 기분이 안 좋은 건 아닌데. 그냥 잠깐 옛날 일이 생각나서 그랬어.
  5. 마도학원에 다닐 적에 귀족 애한테 바보 취급을 당한 적이 있어서……
  6. 뭣? 대체 누가 그런 짓을?
  7. 너 정도의 재원을 두고 바보 취급을 하는 귀족이 있다면 얼굴을 보며 대놓고 비웃어 주마.
  8. 흐음…… 그럼 로렌츠가 거울을 보고 비웃어야 할 텐데……
  9. ……윽, 그건 무슨 뜻이지? 설마 널 바보 취급한 게 바로 나라고?
  10. 그래. 마도학원에서 처음 만난 나를 바보 취급한 거, 기억하고 있다구.
  11. 『어라, 이런 꼬마가 있다니 미아인가. 부모님은 어디 있는지 알겠니?』
  12. 『명문으로 유명한 왕도 마도학원에 안 어울리게 동네 꼬마가 있으면 바보 취급 받을 텐데』라고!
  13. 하아…… 미아는 무슨. 내가 화낼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14. 윽, 어렴풋하지만 기억났어. 그렇군, 네가 그때 그 동네 꼬마였구나!
  15. 아아, 아니지…… 넌 동네 꼬마가 아니라 도미닉 남작의 조카딸이었지.
  16. 이거 참으로 면목 없는 짓을 했군. 내 무례를 부디 용서해 줘.
  17. ……뭐, 그래, 딱히 상관은 없는데. 마음에 담아 두는 것도 바보 같은 일이니……
  18. 학원에서 다시 너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그때 오해가 풀렸을 텐데……
  19. 아마 그날을 마지막으로 너와 학원에서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없었을 테니까.
  20. 듣고 보니 그날 이후로 학원에서 로렌츠를 못 본 것 같네.
  21. 그 후에 바로 동맹령으로 귀환하라는 아버지의 부름을 받았거든.
  22. 국왕의 타계로 왕국 내의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말았으니까.
  23. 아 그래, 그렇구나…… "더스커의 비극" 말이지……
  24. 잘못하면 왕국과 동맹, 양국의 관계에 금이 갈 수도 있었어.
  25. 그런 사정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단기간에 학원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지.
  26. 그랬구나…… 그랬는데 지금 이렇게 또 같이 있다니, 신기한 인연이네.
  27. 그래. 마도학원, 사관학교에 이어서 세 번째 인연이니까. 잘 부탁한다.
  28. 응! ……아, 그래도 또 날 꼬마라고 부르면 이번엔 가만 안 둘 거야.
  29. 그런 일은 다시는 없을 거라 약속하지. 그리고 그때의 사죄라고 하기엔 뭐하지만……
  30. 무슨 일이 생기면 반드시 네 힘이 되어 줄 것을 약속하겠어.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 줘.
  31. 나……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가 곧장 달려갈 테니!
  32. 하~하하하하!
  33. 아, 아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