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꼬리를 많이 흔들던데,
그건…… 기뻐서 그런 건가요?
- 아, 아뇨……
그냥 벌레를 쫓아냈던 것 같아요……
- 역시 그렇군요. 발굽을 세게 구르길래
기분이 나빠 보인다고는 생각했는데……
- 네…… 여물을 더 줘, 될 수 있으면
더 질 좋은 여물로……라고.
- 정말. 먹기만 하면 몸이 무거워질 뿐인데,
대체 누굴 닮은 건지.
- 저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몸짓을 보고
읽어 내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 그걸 「왠지 모르게」 잘 해내는 마리안은
역시 대단한 사람이네요.
- 아니에요, 저 같은 것보다……
………………
- ……잉그리트씨, 무슨 일 있으세요?
- 아, 마리안.
마침 잘 오셨습니다.
- 이 아이가 또 움직이질 않아서요.
어서 아군을 지원하러 나가야 하는데.
- 전처럼 겁내는 기색도 없어서,
어쩌나 싶던 참이거든요.
- 알겠습니다……
제가 얘기해 볼게요……
- ………………
……괜찮아, 괜찮아.
- ……어때요, 마리안?
- 이 아이는…… 잉그리트씨를
위험한 전장에 데려가는 게 싫어서……
- 그랬군요……
……마리안, 이제 제가 하겠습니다.
- 난 괜찮아. 아무리 위험한 전장이라도
너와 함께라면 반드시 살아남을 수 있어.
- 자, 고개를 들렴. 발을 내딛는 거야.
동료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잖아.
- ……! 고마워.
네 힘, 믿고 있을게.
- 다행이다…… 잉그리트씨의 마음이
이 아이에게 제대로 전해진 것 같아요.
- 마음이 통할 수 있도록 특훈한 성과가
조금은 나온 건지도 모르겠네요.
- 뭐, 이번에도 이 아이의 마음은
마리안이 읽어 주셨지만요.
- 아뇨…… 전 딱히 한 게 없는걸요……
- 그보다 지금은, 전장에 남겨진 다른 분들을
어서 구하러 가 주세요……
- 네, 맡겨 주세요.
그럼 전 이만.
- 앗…… 이, 잉그리트씨.
무사히 돌아오면…… 다음에 저랑……!
- ……? ……아, 나들이를 하자는 말씀이시군요.
물론입니다. 다음에 도르테도 같이 가요.
- 네……? 아…… 네, 네.
어떻게 아셨어요……?
- 오랜 시간 함께 지내다 보면
표정이나 몸짓만으로 생각을 알 수 있죠.
- 마음을 터놓은 친구 사이라면 더욱이요.
……이것도 특훈의 성과일까요?
- 잉그리트씨도 참…… 후후후.
- 저…… 그렇게 올곧은 노력을 계속할 수 있는
잉그리트씨를…… 존경해요.
- 저기…… 꼭 무사히 돌아와 주세요.
도르테와 함께 기다릴게요……
- 약속할게요, 마리안.
이 아이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