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흐렌, 이야기 들었다. 네가 또 기사단을 도우러 갔다더구나.
  2. 부상자가 모인 곳까지 가서 아침부터 밤까지 모두를 치료하고 있었다고……
  3. 대체 무슨 생각인 것이냐.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어?
  4. ……죄송해요, 오라버니. 하지만 저에게 기사단 분들이 정말 고마워하셨어요.
  5.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그보다 자신을 더 걱정해야지……!
  6. ……그때의 전투에서도 다친 사람들을 치료한다며 네가 힘을 계속 썼었지.
  7. 네…… 치료하고 치료해도 부상자가 계속 늘어만 갔으니까요……
  8. 어린 네 몸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을 거다. 그래도 너는 그만두려고 하지 않았지.
  9. 그 결과, 넌…… 몇 번이고 긴 휴면기를 가지지 않으면 안 되는 몸이 되었다……
  10. 너도 그걸 잊은 건 아니겠지?
  11. ……물론이죠.
  12.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간 다음번엔 다시는 눈을 뜨지 못할 수도 있어.
  13. 네…… 저도 매일 밤 불안해요. 아침에 제대로 눈을 뜰 수 있을지.
  14. 하지만 그 불안 때문에 힘을 쓰지 않는다면 상처 입은 분들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어요.
  15. 그러면, 너무 가엽잖아요. 게다가 만약 이 전쟁에서 지면……
  16. 흐렌……
  17. 만약 그런 일이 생기더라도 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지키겠다.
  18. 내 아내…… 네 어머니에게 맹세하마.
  19. ……저, 아버지. 전 이런 생각이 들어요.
  20. 포드라 사람들이 사이좋게 사는 건 그렇게도 어려운 일일까요?
  21. 모두가 사이좋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전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텐데……
  22. 그래……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23. 하지만, 싸우는 자들의 대부분은 분명 너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24. 그러니, 이 전쟁의 끝에는…… 그런 평화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25. 그렇게 되기 위해 내가 최선을 다하마. 네가 무리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26. 아버지……
  27. 만약 너를 잃기라도 하면 난 살아갈 의미를 잃고 말 거다.
  28. 앞으로도, 부녀끼리……
  29. 아버지도 참…… 저도 계속 곁에 있을 수만은 없잖아요?
  30. 언제까지고 어린아이로 있진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무리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31. 제가 독립할 때까지는 계속 아버지 곁에 있을 거예요.
  32. 아버지를 혼자 두게 되면 어머니에게 혼날 테니까요.
  33. 그래, 고맙다. 흐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