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찾았다. 이그니~
- 무슨 일이세요? 하피씨.
- 이거, 줄게.
- 네?
가, 감사합니다.
- 이 그림…… 혹시
하피씨가 그리신 건가요?
- 응.
어때?
- 깜짝 놀랐어요!
상당히 잘 그리시네요!
- 정말?
- 네, 생동감 있는 모습이
강한 붓놀림을 통해 느껴져요.
- 기뻐.
뭔가, 조언해 줄 부분 같은 거 있어?
- 으음. 이 그림의 경우에는…… 예를 들면,
배경에 녹색을 더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 대상이 잘 그려져 있어서, 뒤쪽을
진하게 칠해도 전혀 밀리지 않으니까요.
- 흐~음……
……녹색 말이지. 확실히 어울리겠다.
- 어울려요……?
뒤쪽에 꽃이 있어도 좋겠네요.
- 색이 늘어나면, 더 세계가 넓어지고
자연의 방대함과 신비함이 갖춰져서……
- 어, 방대함이랑 신비함은 필요 없지 않아?
그런 느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죄, 죄송해요. 확실히 지금 이대로의
인상을 중시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 하피씨가 사슴을 너무나
잘 그리셔서……
- 제 취향을 넣어서 이야기해 버렸네요.
아하하……
- 사슴? ……은 없지 않아?
- 어? 아니, 사슴밖에 없지 않나요?
- ……하피, 사슴 같은 건 안 그렸는데.
- 네……!?
그럼, 이 갈색 물체는……
- 흐응~ 이그니한테는 사슴으로 보였구나.
- 남자를 그리려고 한 건데~
하피는 역시 못 그리나 봐.
- 그렇지 않아요!
그, 제 입으로 말해도 못 미덥겠지만요……
- 전에 이그니가 하피를 그려 줬잖아.
그래서 하피도 그려 보려고 한 거거든.
- 그런데, 실패했네.
이제 그리는 건 그만둘래.
- 기, 기다려 주세요!
제가, 제가 알려 드릴게요!
- 제 오해로 그림을 그만두신다니,
너무 아까워요!
- ……알았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조금은 더 해 볼게.
- 다행이다…… 후우……
……그러고 보니, 이건 누구인가요?
- 이그니잖아.
- 예에!?
이게, 저였어요!?
- 그럼 이, 뿔 같은 건요……?
- 이그니 안경이잖아.
- 이게 안경!?
아, 아니,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