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 두두구나.
여기서 만나다니 운이 좋네!
- ……근데 뭐야, 그렇게 굳은 얼굴로.
우리한테 할 말이라도 있어?
- ……이 마을에 사는 건
더스커 사람뿐이다.
- 왕령 안이긴 해도, 수도원도 교회도 없지.
굳이 이런 마을을 찾아온 이유가 뭐지?
- ……응? 디미트리나 레아님한테
얘기 듣지 않았어?
- ……아니.
- 난처하게 됐네. 다들 바쁘긴 하지만
어디서 연락이 끊긴 건지……
- 마을에서 큰 화재가 있었잖아?
뒷정리를 도와주라고 하셨거든, 레아님이.
- 그리고 식량도 가져왔어.
많다고 문제 될 일은 없을 테니까.
- 주의 이름에 맹세코, 너희에게 피해는
끼치지 않을 테니 안심해.
- 확실히, 복구를 위해 일손이 필요하다고
폐하께 말씀드리긴 했지만……
- ……설마 당신들이
도우러 올 줄이야.
- 하핫, 어려울 땐 서로 도와야지.
우린 퍼거스한테 은혜를 입었으니까.
- 교단을 받아들여서 제국과 싸우게 된
왕국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 ……세이로스 기사단의 전력에게는
이미 충분한 도움을 받고 있다만.
- 그야 기사들은 활약하고 있지만, 수도사나
학자 녀석들도 뭔가 시켜 달라고 난리라서 말야.
- 그 와중에 화재 이야기가 들려오니
레아님이 나서신 모양이야.
- ……그랬군.
- 세이로스 교도가 아닌 더스커의 백성
입장에서는 걱정도 될 수 있겠지만……
- 괜찮아. 눈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녀석이
있는데 그냥 놔둘 수는 없잖아?
- 그게 레아님과, 레아님을 존경하고
따르는 녀석들의 생각이니까.
- ………………
- 그래도 믿음이 안 간다면야
감시를 붙여도 상관은 없는데……
- ……아니, 됐어.
당신의 말에 거짓은 없는 듯하군.
- 전에 폐하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으니.
……뜻에 어긋나는 지시는 아니겠지.
- 고맙다, 두두.
당장 돌아가라고 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 좋아 그럼, 내친김에 우리에게 지시를 내려 줘.
힘쓰는 일이든 뭐든 말만 하라고.
- ……잔해의 뒷정리와 배식을 부탁한다.
난 마을 사람들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오지.
- 미안하지만, 부탁할게.
네 쪽이 의사소통은 빠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