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핫, 기쁘네.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주는
녀석이 가까이 있다니 참 고마운걸.
- 맛은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지만
평소처럼 지낼 수 있는 지금이 소중한 거겠지.
- 맛없…… 아니, 아무것도 아냐. 정말 풍미 깊고
개성적인 맛이네. ……다음엔 다른 걸로 부탁해.
- 그럼 바로 출발하도록 할까.
행선지는 어디든 좋아, 너에게 맡길게.
- 급한 일은 정리하고 왔으니까 괜찮아.
오늘 정도는 둘이서 느긋하게 즐기자고.
- 광활한 하늘과 대지! 이런 풍경 속에
서 있으면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
- 새 소리, 바람이 스치는 소리…… 숲이 연주하는
음악은 싸움으로 달아오른 마음을 가라앉혀 줘.
- 이 풍경은 위험한걸. 속세의 어수선함이
전부 남 일처럼 느껴져 버려.
- 목을 축이기에 적절한 장소네.
좀 쉬고 가자. 돌아가기엔 아직 이르잖아?
- 나한테 주겠다니, 독약의 재료라도 되는 거야?
……농담이야. 고마워.
- 호오, 진귀한 벌레를 발견했잖아.
잘 보니 이 녀석, 귀엽게 생겼네.
- 응, 귀찮은 일을 가져오는 녀석은 아무도 없어.
잠시나마 평화로운 기분으로 지낼 수 있겠는걸.
- 그러면…… 오늘은 여기서 노숙인가?
뭐,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 오, 준비성이 좋은걸. 너의 그런 신중함이
언젠가 많은 동료의 목숨을 구할……지도.
- 잠깐,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나, 이 빚은 언젠가 꼭 갚을게.
- 나쁘지 않은 제안이야. 큰 놈으로 낚아 올리면
동료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겠지.
- 그래, 나는 상관없어. 땀을 흘려서
시원해지고 싶던 참이었거든.
- 바쁜 일상이 지속되면, 갑자기 어딘가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지 않아?
- 큰 전투 뒤에는 연회가 빠질 수 없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식 같은 거니까.
- 5대 제후에 이름을 올린 귀족들은 개성이
강하긴 해도, 역시 뛰어난 인물들뿐이야.
- 나중에 기회가 되면 둘이서 디아도라를
느긋하게 돌아다니고 싶네. 멋진 도시거든.
- 이민족을 괴물처럼 생각하는 녀석들도 많아.
사실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데 말이야.
- 포드라가 그릇이라면, 목걸이는 뚜껑이야.
안은 안전하지만 밖은 보이지 않지…… 이해돼?
- 누구나 숨기는 것 한둘쯤은 있지만,
너는 탁 터놓고 뭐든 이야기한단 말이지.
- 글쎄…… 여러 가지가 있어서 고르기 어렵지만,
독약의 조합에는 일가견이 있지.
- 도박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운에 맡긴다는 게 내 성미에는 안 맞더라고.
- 포드라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한다면,
그다음은…… 뭘 해야 할까? 아직 생각 중이야.
- 항상 갖가지 고민에 파묻혀 있는 상태야.
입장상 말이지…… 너도 알잖아?
- 우리 어머니는, 이게 또 엄청난 사람이었거든.
그 주디트가 한 수 위라고 인정했을 정도야.
- 어렸을 때부터 주변에 적이 많았거든.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녀석이 거의 없었어.
- 그다지 남을 신용하지 않는 성격이긴 하지만,
지금 동료들은 진심으로 믿어. 정말이라니까?
- 나는 머리를 써서 싸우는 게 특기니까,
육탄전 같은 건 다른 녀석들에 맡기고 싶어.
- 네 힘에 흥미가 있긴 하지만…… 그것뿐이야.
지금은 아직 아무런 가설도 세우지 않았다고.
- 너의 정체가 뭐든 간에, 앞으로도 나에게 있어
소중한 동료라는 건 변하지 않아.
- 아시다시피, 엄청 바쁘지.
하지만 너도 남 일은 아닐 텐데?
- 상태가 나쁜 건 아닌데, 아무래도 지치긴 해.
전쟁 같은 건 빨리 끝내고 싶어.
- 타고난 곱슬머리야.
찰랑찰랑하게 쫙 펼 수 있다면 해 보고 싶네.
- 내 머리카락이 그렇게 신경 쓰여?
그럼 한번 만져 봐. 금방 원래대로 돌아가니까.
-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무리 쳐다봐도 이 새까만 속은 못 읽을걸.
- 내 얼굴이 그렇게 좋아?
그럼 얼마든지 보도록 해.
- 뭐야, 내 옷에 흠이라도 잡게?
건설적인 의견이라면 들어 줄게.
- 여전히 빈약한 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벗으면 나름대로 늠름하다고?
- 좋은 하루를 보냈네.
또 권유해 줘.
- 다음은 언제 갈 수 있으려나?
벌써부터 기대되는걸.
- 그래, 협력해서 해치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