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맛있다아! 역시 이거지.
나, 너랑 친구라서 다행이야.
- 맛있는 걸 먹게 해 줘서 고마워어.
다음엔 좀 더 맛있는 걸 기대할게.
- 받아 놓고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이걸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단 말이지.
- 안녕, 이런 곳에서 뭐 해?
아, 나 기다리고 있었구나. 미안, 미안.
- 안녕,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애.
이것도 서둘러서 온 거긴 한데.
- 아무것도 없는 곳이네에.
풀은 있는데, 먹을 수 있는 풀은 아닌 것 같아.
- 짐승들이 잔뜩 있을 것 같은 숲이네에.
만약 사냥할 수 있으면 여기서 구워 먹자.
- 여기서 보니까 세상이 넓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 비하면 나 같은 건 조그맣구나아.
- 물이라는 건 달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왜 맛있는 걸까아?
- 응, 달리 할 일도 없고
노래도 나쁘지 않지. 나도 부를래!
- 마음이 통하는데? 나도 그래.
말린 고기를 가지고 왔으니까 같이 먹자.
- 그래, 배도 고파졌으니까.
뭐라도 사냥해서 여기서 구워 먹자.
- 너 말이야, 모처럼의 사냥감을
너무 귀여워하다간 정들어서 못 먹게 된다?
- 너는 다정하구나.
이 정도 상처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 설마 나를 업으려고?
근육 단련이라면 돌아가서 하라구.
- 응, 물고기 좋아해. 맛있잖아.
그래도 고기냐, 물고기냐 따지면 고기지.
- 응, 그러자. 누군가의 소중한 추억이
잔뜩 담긴 특별한 물고기일지도 모르니까.
- 요전에 동생 마야한테 편지가 왔어.
별거 아닌 편지였지만, 기쁘더라.
- 만약 부모님이 살아 계셨어도, 상인 가문을
잇지는 않았을 거야. 안 어울리잖아?
- 짐승은 대단하지. 맛있는 고기를 주잖아.
항상 감사하면서 한 그릇 더 먹고 있어.
- 큰 시내가 아니어도, 상인이 자주 다니는
길 근처라면 여관으로 먹고살 수 있을 거야.
- 내가 없어도 할아버지가 있으니까
동생은 괜찮을 거야. 할아버지, 강하거든.
- 뭔가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게 힘들어.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진정이 안 되더라고.
- 머리를 쓰는 건 잘 못하니까, 그만큼
힘을 써서 도움이 되고 싶어.
- 고기 요리라면 뭐든 좋아하긴 하지만,
혼자 먹는 것보다는 다 같이 먹는 게 좋지.
- 섬세한 일은 대체로 서툴러.
난 무슨 일이든 대충 할 줄만 알거든.
- 나 나름대로 생각하는 건 있지만,
가족과 동료가 행복하다면 뭐든 좋아.
- 고민하면 괜히 배만 고파지잖아?
그래서 나는 고민하지 않기로 했어.
- 동생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 주고 싶어. 그게 내가 싸우는 이유야.
- 나에게 상인 가문 일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잔돈 계산을 못 해서 말이야.
- 같은 밥이라도 동료와 함께 먹는 밥은
훨씬 맛있지.
- 어려운 작전은 하나하나 생각해야 하잖아.
아무 생각 없이 쾅 하고 싸우는 게 좋은데.
- 너는 뭐든 열심이니까 훌륭하다고 생각해.
나도 지지 않게끔 열심히 하고 있지만.
- 네가 동료여서 다행이야.
같이 요리를 연구하는 건 참 즐겁거든.
- 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아.
바빠서 근육을 만족스럽게 단련하질 못했거든.
- 너야말로 요즘 어때?
근육을 너무 쉬게 하면 강해질 수 없어.
- 나는 몸이 크니까.
적에게 들키기 쉬워서 곤란해.
- 옛날에는 자주 머리 위에 여동생을 목말 태우고
산책하곤 했었지. 너도 한번 해 볼래?
- 자주 듣거든, 입 주변에 뭔가 묻었다고.
오늘은 괜찮아?
- 뭐 묻었어? 오늘은 너를 만나니까
제대로 세수하고 왔는데.
- 내 근육이 신경 쓰여?
아직 완성이 덜 돼서 가늘지?
- 근육의 새로운 단련법을 같이 생각하지 않을래?
잘하면 더 굵어질 거라 생각하거든.
- 이걸로 끝인가. 그럼, 또 보자.
- 벌써 끝났구나아.
또 같이 가자.
- 좋아, 내 근육이라면 식은 죽 먹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