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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할 말이 있어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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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이야기할 기회를 얻었는데 막상 마주하니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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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기에는 사람이 너무 많이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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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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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네 입장에서는 "사람을 너무 많이 죽인" 나에겐 허심탄회할 수가 없나 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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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제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각자의 길을 그저 믿고 걸어가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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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으로 한 말은 아니야. ……하지만, 결국엔 그렇게 결론이 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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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택한 길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하지만 그만한 각오를 하고 정한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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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길을 정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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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무튼. 이렇게 입을 움직이는 것보단 몸을 움직이는 편이 더 의미가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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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만 내 질문에 대답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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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비 안젤마의…… 어머니의 행방을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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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에게 그런 걸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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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라면 그녀의 행방을 알 거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거든…… 아마, 망언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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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건…… 지금보다 한참 예전인, 어렸을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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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에서 추방당하기 직전의…… 그 후의 일은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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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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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대답해 줘서…… 자 그럼, 일단은 여길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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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뭘 하든 간에,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시작할 수가…… 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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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흔들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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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대체 뭐지, 이 공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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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날 수 있겠어? 에델가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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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마워…… 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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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상황에, 서로의 입장 같은 걸 생각해 봤자 아무 소용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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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신경 쓰지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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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옛날 일이 떠올랐어. 어렸을 때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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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리고 있던 내 앞에 갑자기 손이 나타나서…… 무심코 그 손을 잡아 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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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누군지 확인도 하지 않고 말이야…… 나도 참, 성장하지 않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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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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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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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나도 언젠가 이렇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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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자주 그럴 것 같기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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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손을 내밀었는지 다 기억나진 않을 듯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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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난 소중한 사람의 얼굴을 쉽게 잊어버리는 성격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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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이상 잡담이나 나누고 있다간 저 두 사람도 기다리다 지치고 말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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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을 빠져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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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갔을 때에도 내가 멀쩡할 거라는 보장은 없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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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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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뭐 하고 있어? 두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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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가자. ……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