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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이그나츠. 어때? 그 후로 조사에 진척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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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약간이나마 그 그림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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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그림이 그려진 연대인데요. 사용된 캔버스나 물감의 색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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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00년 전 작품으로 보여요. 대수도원에 사관학교가 설립된 무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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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역시 대단한데, 이그나츠. 그렇게 명확한 시기까지 알 수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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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이 여성의 옷에 사용된 선명한 푸른색 물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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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팔미라 쪽에서 나는 보석을 부숴서 만든 귀중한 것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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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라에 들어온 건 200년 전에 팔미라의 대공세가 있었던 이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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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군…… 그러니 적어도 그 전의 작품은 아니라는 뜻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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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리고 캔버스의…… 아, 일일이 말하면 너무 길어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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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뱅군은 어땠나요? 왕도 교회에서 책을 찾아보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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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성인과 관계된 열전을 읽어 봤어. 역시 새라면 성 마쿠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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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 놀랄걸? 200년 정도 전에 살던 어떤 대사교에게 이런 일화가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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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약하고 재임 기간도 짧았는지 나도 들은 적이 없는 이름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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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이 돌아가신 날, 하얀 새가 대수도원 성곽에 모여들어 슬퍼했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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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전……! 어쩌면 그게 이분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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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도 놀랐어. 연대도 그렇고, 우연의 일치라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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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시의 대사교라기엔 입고 있는 옷이 너무 소박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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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이 그 말이야. 왜일까? 일반적으로 대사교는 더 호화로운 옷을 입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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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초상화라기보다…… 이분의 일화를 그린 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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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었다거나, 화려한 치장을 싫어했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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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다름 아닌 본인이 이렇게 소박한 모습의 초상을 남기길 바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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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건 근거도 없는 제 상상에 불과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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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교라는 것도 뭐, 추측이니까. 전제가 틀렸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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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대사교? ……대사교라. 역시 레아님을 닮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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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그야 그렇긴 하지만…… 아무래도 우연히 닮은 다른 사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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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교는 세습되는 자리도 아니고, 혈연일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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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뭐, 그렇겠지. 역시 전체적인 분위기 때문일 거야,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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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그런 그림이 우리 집에 잠들어 있었다니. 솔직히 놀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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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보여 주길 잘했어! 안 그랬으면 난 계속 답답해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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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맙습니다……! 저도 이 그림을 봐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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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예술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도, 당신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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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 상상보다 훨씬 더 대화하기 쉽고 재미있는 사람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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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그럼 오해가 풀려서 다행이네. 앞으로도 오래오래 사이좋게 지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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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야말로!